탤런트 故 장자연의 소속사 전 대표 김모씨가 3일 일본에서 송환돼 경찰조사를 받게 됨에 따라 연예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 4월24일 경찰이 중간수사결과를 발표한 이후 중단됐던 장자연 사건 수사는 도피 중이던 김씨의 신병 확보로 70일 만에 재개될 예정이다.

그동안 연예계는 대체로 경찰이 김씨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재산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김씨가 얼마든지 해외 도피 생활을 계속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이 때문에 장자연 사건은 사실상 미궁에 빠져 끝나는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김씨가 마침내 국내로 송환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연예계는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며, 지난 3~4월 연예계를 뒤흔든 장자연 사건의 '부활'에 긴장하는 모습이다.

드라마 PD A씨는 "김씨가 잡히지 않을 줄 알았는데 잡힌 것을 보면, 장자연 사건도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다른 드라마 PD B씨는 "지난번에 나온 '리스트' 외에 또 다른 '리스트'가 나오는 것이 아닌지 궁금하다"면서 "내가 관련되지 않더라도 PD들의 이름이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방송계에는 불명예라 유쾌하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4월 경찰의 수사발표 때 이름이 거론됐으나 혐의를 부인해오던 방송 관계자들은 수사 재개에 잔뜩 움츠러든 모습이다.

당시 리스트에 올랐던 한 PD는 "난 떳떳하다. 김씨와 대질을 해도 아무것도 나올 게 없다. 여럿이 어울려 술을 마신 게 접대라면 누가 자유로울 수 있느냐"고 자신했지만, 또다시 자신이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에 심적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 모습이었다.

또 장자연 수사 과정에서 이름이 거론된 일부 배우들도 김씨의 송환에 긴장한 분위기다.

참고인 조사나 대질 심문 등을 받게될까 우려하는 것.

그러나 한편에서는 과연 김씨가 관련자들의 혐의를 입증할 진술을 할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매니저 C씨는 "결국 관건은 김씨의 진술일 텐데 김씨가 어디까지 털어놓고 인정할 것인지 의문"이라며 "지금까지 그의 성향으로 봐서는 결코 입을 열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니저 D씨는 "피해자가 사망한 마당에 김씨가 입을 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어떻게 붙잡혀오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그의 혐의가 입증될지는 미지수다. 관련자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증거도 없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 지난 3월 "연예 산업과 연예인 등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왜곡하지 마라"는 요지의 성명을 발표했던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는 이번에는 경찰의 수사가 확실한 결론을 내리고 끝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협회의 관계자는 "장자연 사태로 연예계 전체가 매도돼 한동안 곤욕을 치렀는데 이번에 수사 재개로 또다시 대다수 선량한 업계 종사자들의 명예가 훼손될까 우려된다"며 "부디 경찰의 수사가 신속, 명확하게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