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경영대학에서 경영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임영덕씨는 호주의 세계적 대학인 뉴사우스웨일즈대학(UNSW) 교수로 임용돼 오는 13일 출국한다.

임 박사는 국내에서 석 · 박사학위를 받은 순수 '토종박사'다. UNSW에서 재무회계와 재무분석을 가르칠 임 박사는 대학 측으로부터 호주 대학교수들의 평균보다 높은 연봉에 체제비와 연구비 전액을 지원받는 대우를 받는다. 토종박사인 그가 이처럼 특급대우를 받는 것은 뛰어난 연구 성과 때문이다. 임 박사는 현재 회계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CAR(Contemporary Accounting Research)' 등에 3편의 논문을 제출해 놓고 있다.

카이스트 경영대학 출신 등 토종박사들의 해외 교수직 진출이 늘고 있다. 카이스트에서는 지난 2월과 3월에도 이두원,최보배 부부 박사와 강병욱 박사가 각각 호주 뉴캐슬 대학과 홍콩 이공대학에 교수로 임용됐다. 올 상반기에만 임 박사를 포함해 4명의 카이스트 출신이 해외 교수로 임용된 것이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해외 교수로 임용된 카이스트 경영대학 박사는 5명에 그쳤다.

연세대에서도 최근 화학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안형웅씨가 공기 중에 섞여 있는 이산화탄소를 분리하는 '이산화탄소 포집저장기술' 연구를 인정받아 영국 에든버러대 교수로 임용돼 9월부터 강의를 시작한다.

강 박사는 지난해 10월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금융분야 세계적 학회인 FMA(Financial Management Association)에 참석했다가 홍콩 이공대학으로부터 방문 인터뷰 요청을 받은 게 임용 계기가 됐다.

국내 박사 출신으로 해외 교수에 임용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강 박사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구 역량"이라고 밝혔다. 강 박사의 졸업논문은 금융분야 세계 4대 학술지인 JFQA(Journal of Financial and Quantitative Analysis)에 게재가 확정된 상태다.

국내 박사의 해외 진출이 늘어나는 배경에 대해 정구열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장은 "저명 학술지에 게재되는 국내 학자들의 논문 건수가 증가했으며 학연보다는 능력을 중요시 하는 외국 대학의 특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