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 실업대란 우려

비정규직법이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갔지만 대부분 시중은행은 비정규직의 무기계약직 전환 등을 통해 고용을 보장하고 있어 실업대란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은행권에서 비정규직이 가장 많은 농협은 무기계약직 전환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어 대량 해고와 노사 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현재 남아있는 계약직 1천195명 중 2년 이상 근속한 직원에 대해 매달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노사는 2007년 10월 17일 계약인력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으며 5월 말 현재 6천769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신한은행도 비정규직 1천200명에 대해 차례로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2007년 3월 비정규직 3천76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전문직종 계약직 일부 외에는 모두 정규직이다.

3대 은행처럼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 전환 방침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하나, 기업, 외환은행 등도 무기계약직 전환 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사는 최근 오는 8월 말까지 2년의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비정규직 직원 90여 명을 우선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비정규직 850명 중 1년 이상 지난 직원 490여 명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전환 기준과 규모를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5월 비정규직 종사자 중 400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 무기계약직 수가 1천200여 명으로 늘어났다.

2년 기간제 비정규직 900여 명의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실무 논의를 진행 중이다.

하나은행은 4월 시험과 면접을 통해 비정규직 106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으며 아직 내부적으로 정책을 확정하지는 못했지만,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을 위한 방안을 여러모로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은행권 최대 규모인 5천300명의 비정규직을 보유한 농협은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어 실업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비정규직 보호법을 준수하는 것이 입장"이라며 "특별히 정규직 전환 계획 등은 없다"고 말했다.

은행 비정규직 모임 사이트에는 "막상 해고된다고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다", "한 달 반 남았는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등 농협을 원망하는 비정규직 직원들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조재영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