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성관계를 가지면 정자의 질과 활동성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임신이 안 돼 고민하는 부부라면 성관계를 자주 갖는 게 좋다는 주장이다.

영국의 BBC방송에 따르면 호주 불임클리닉(IVF)의 데이비드 그리닝 박사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한 학회에서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일주일간 매일 성관계를 가진 118명의 호주 남성을 조사한 결과, 10명 중 8명꼴로 정자의 DNA 손상이 12% 감소했고 활동성은 보다 강화됐다는 것이다.

잦은 성관계로 정자의 수는 1억8000만개에서 7000만개로 줄어들었지만, 이는 임신에 문제가 되지 않는 범위라고 그리닝 박사는 설명했다.

매일 성관계를 갖는 것이 좋은 이유에 대해서는 정자가 몸 속에 오래 머물면 세포를 손상시키는 활성산소에 노출되고 따뜻한 환경 탓에 활동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물론 지나치게 많은 성관계는 정자의 수를 감소시켰지만, 여성의 배란기 때는 자주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리닝 박사는 "강물을 흐르는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남성의 경우 나이가 많을수록 성관계 횟수를 줄이기 때문에 불임의 책임이 더 크다"며 "나이가 많은 부부의 경우 대개 여성에게 불임의 책임을 묻지만, 실은 남성들이 해야 할 바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에 대한 반론도 나왔다. 앨런 페이시 셰필드대학 불임 전문의는 "사정이 임신 가능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흥미롭지만, 모든 남성에 적용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정자 수가 적은 남성이 자주 성관계를 가지면 그 수가 더욱 줄어 자연스런 임신의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주일에 2번 가량 성관계를 가지라는 것이 가장 일반적으로 해줄 수 있는 조언"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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