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드바카 美인신매매퇴치담당 대사 간담회

루이 씨드바카 미국 국무부 인신매매퇴치담당 대사는 1일 "북한은 정부가 나서서 노동브로커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씨드바카 대사는 이날 오전 서울 남영동 주한미국대사관 공보과에서 열린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에 있는 탈북 노동자의 착취 상태와 북한 내 강제수용소 등도 걱정이지만 다른 형태의 강제노동도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 정부는 중동이나 동유럽, 동남아 지역 국가들로 노동자를 이주시키고 있다"면서 "이들은 북한 정부의 감시하에 강제노동에 더욱 취약할 수 있는 처지에 있다"고 지적했다.

씨드바카 대사는 "따라서 체코를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들은 북한 근로자들을 더 이상 받지 않고 있다"며 "몽골이나 태국, 라오스와 같이 북한 노동자를 받는 국가들에 이들 근로자의 권익 보호를 외교적으로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동남아 일부 국가에서 벌어지는 아동 성매매와 관련, 씨드바카 대사는 미국은 해외에서 아동을 성폭행하거나 성매매한 미국 시민을 기소할 수 있으며 각국 대사관에 이민국 또는 연방수사국(FBI) 직원들이 파견돼 현지 경찰과 공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도 이 부분에 대해 관심을 두고 미국처럼 이런 범죄자를 강제로 송환해 국내에서 기소.처벌해야 한다"며 "현지 국가의 형사법 체계보다 각국 국내에서 처벌하는 게 훨씬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씨드바카 대사는 강제노동이나 성매매를 비롯한 인신매매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서 "인신매매와 관계된 사람들을 찾아내서 그들을 처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대한 일반 시민의 인식을 증진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내년이면 유엔 반(反)인신매매의정서가 채택된 지 10주년이 된다"며 "인신매매를 방지하기 위해 강력한 노력을 취해 온 한국 정부가 조속히 이 의정서에 비준을 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