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산∼상암DMC 52분..러시아워 서울행 '빈좌석' 없어

"출근이 편해져 무엇보다 좋습니다"

경의선 복선전철 1단계 구간(40.6㎞) 개통 첫날인 1일 오전 5시40분, 상암 DMC역에서 첫 전동차 2001호가 출발했다.

문산역에서는 이보다 앞선 5시10분 첫 전동차가 서울을 향해 떠났다.

2001호 전동차는 기존 경의선 통근열차와 달리 순식간에 90㎞ 가까운 속도를 냈지만 운행 내내 소음과 진동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2001호 전동차에는 이른 아침인 탓인지 50여명만이 탑승해 좌석 대부분이 빈 채로 운행됐지만 승객이나 기관사 모두 환한 표정이었다.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의 회사원부터 노인, 학생 등 다양한 부류의 승객들은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전원 풍경과 멋지게 새로 단장한 역사를 감상하며 첫 탑승의 감흥을 만끽했다.

2001호 전동차는 일산역, 금촌역 등 18개 역을 지나 오전 6시32분, DMC역을 출발한 지 꼭 52분만에 종착역인 문산역에 도착했다.

오전 6시40분, 문산역에서 상암 DMC역으로 떠난 전동차에는 2001호 열차보다 승객이 훨씬 많았다.

문산역에서는 40여명에 불과했으나 금촌역부터 승객이 늘어나 일산신도시를 지날 때에는 8량 384석인 좌석을 가득 메우고 서 있는 승객도 많았다.

서울로 출근하는 시민이 많고 러시아워까지 시작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개통 첫날 전철을 이용한 시민들은 대부분 '편하고 빨라진 출근길'에 만족감을 표했다.

일하러 경의선을 타고 매일 일산으로 다녔다는 김환숙(69.파주 적성면) 할머니는 "기차를 탈 때는 전화를 받기 어려울 정도로 시끄러웠는데 전철은 편하고 조용한 데다 빨라서 더욱 좋다"고 말했다.

또 서울 구로로 출근하는 안기영(52.파주 금촌동)씨 부부도 "승용차로 출근했는데 앞으로는 전철로 할 생각"이라며 "DMC역에서 전철을 두 번 더 갈아타야 돼 시간은 더 걸리지만 두사람 요금이 한달 기름값(45만원 가량)의 절반 정도에다 무엇보다 쉬면서 출.퇴근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날 기관사들은 특히 안전에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개통 첫날인 데다 군데군데 공사가 덜 끝난 곳이 많고 철도노조에서 개통 연기를 주장하며 운행안전 문제를 거론한 탓이다.

기관사는 매 역사마다 20∼30초 정차하며 역사내에 설치된 모니터와 육안으로 승강장을 수시로 확인, 승객 안전에 각별히 신경을 썼고 코레일에서도 안전점검관을 전동차에 동승시켜 운행 상황을 점검했다.

2001호 전동차 기관사 김경문(36)씨는 "첫 열차를 몰게 돼 기쁘기도 하지만 많이 떨린다"며 "공사가 빨리 마무리돼 안전 운행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덜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노인 등 일부 승객은 달라진 역사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데다 안내가 충분하지 않은 탓인지 이용에 혼선을 빚기도 했다.

문산역에서 전동차를 탄 서정순(64.파주시 문산읍) 할머니는 "물어볼 사람도 없고 처음엔 표 끊는 것부터 어디서 타야할지 몰라 헷갈렸다"고 말했다.

파주 운정역과 금릉역은 역사 신축공사가 여전히 진행되고 있었고 일산신도시 일부 구간도 방음벽 공사가 한창이었지만 대부분 역사는 일부 우려와 달리 깔끔하게 정비돼 승객을 맞았다.

동승한 코레일 관계자는 "한달간 시험운행을 거쳤기 때문에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며 "2개 역사와 일부 구간 방음벽 공사가 진행중인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공사와 점검이 완료돼 승객들이 이용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경의선 전철은 앞으로 DMC역에서 5시40분, 서울역에서 5시50분, 문산역에서 5시10분 각각 첫 열차를 시작으로 하루 왕복 150회 운행하며 이중 46회는 급행열차(문산∼서울역)로 20개 역 가운데 10개 역만 정차하며 빠른 출퇴근 길을 돕게 된다.

(고양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wy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