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만 와인' 수익금으로 만화賞 만든다
"침체된 만화시장 활성화를 위해 만화상을 제정해 후배 작가들을 지원하겠습니다. "

허영만 화백(62)은 최근 서울 마포 진미식당에서 가진 '밥상머리 토크'에서 "LG상사 트윈와인이 올 가을부터 내가 직접 그린 라벨을 부착한 이른바 '허영만 와인'을 만들어 판매키로 했다"며 "그 수익금 중 일부로 후배 만화가를 돕기 위한 만화상을 제정하고 싶다"고 말했다. 와인수입회사인 트윈와인 주최로 매월 열리는 허 화백의 '밥상머리 토크'는 한식과 와인을 직접 먹어 보고 그 궁합에 대해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로 이번이 일곱 번째다.

가칭 '허영만 화백상'은 내년 하반기 제정할 계획이다. 만화가를 대상으로 한 일종의 와인 라벨 공모전으로 상금은 최고 1억원을 검토 중이다.

이 공모전에 당선된 만화가의 라벨을 부착한 와인을 매년 시리즈로 내놓게 된다.

김수한 트윈와인 대표는 "공모 주제는 트윈와인과 고객을 창의적으로 형상화한 그림이 될 것"이라며 "프랑스 보르도의 그랑크뤼 와인인 샤토 무통 로쉴드가 피카소,샤갈 등 유명 화가의 작품을 라벨에 넣은 것을 벤치 마킹해 한국의 샤토 무통 로쉴드 와인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허 화백은 "'식객'의 주인공 성찬이나 동물 그림보다는 와인의 품격을 높여 주는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라벨을 그리기 위해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밥상머리 토크'는 꽃게찜,아귀찜 등과 화이트 및 레드 와인 각 3종을 매칭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화이트는 실레니 에스테이트 쇼비뇽 블랑(뉴질랜드) 등 3종,레드는 타페냐 가르나차(스페인) 등 3종이었다.

'밥상머리 토크'에 소개된 와인은 파라다이스호텔,롯데백화점 등에서 러브 콜을 받고 있다. 파라다이스호텔은 허 화백이 소개한 와인과 음식을 그대로 재현한 행사를 계획 중이며,롯데백화점은 허 화백 컬렉션 코너를 마련해 와인을 판매할 예정이다. 트윈와인도 다음주 중 문을 여는 트윈와인숍 '와인5번가'에 허영만 코너를 만들어 와인과 만화책을 판매한다.

와인의 장점에 대해 허 화백은 "소주나 위스키는 취하려고 마시는 술이지만 와인은 특별한 안주 없이도 마실 수 있고 가족들과 함께 1~2잔씩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고의 음식은 먹었을 때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생각 나는 음식"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주량에 대해 "소주는 두 병이지만 와인은 한 병 마시면 다음 날 힘들다"고 말했다. 현재 '식객''꼴' 등의 만화를 연재 중인 허 화백은 "내년 초 '꼴'이 끝나는 대로 새 작품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차기작의 주제는 '영업 비밀'이라며 웃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