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재고량이 늘면서 쌀값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쌀 매입에 나서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28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쌀 재고 증가와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한 쌀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유통 중인 2008년산 쌀 10만∼15만t가량을 사들여 시장과 격리시키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재고 관리를 통한 가격 안정을 위해 유통되는 재고량 가운데 일부를 사들인 뒤 시장에 풀지 않겠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현재 쌀 재고량이 60만∼70만t으로 추정되는데 이 가운데 10만∼15만t이 올해 쌀 수확기 이전 소비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이를 시장에서 격리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쌀을 사들일 경우 정부가 직접 매입할 수도 있고 농협중앙회가 회원조합으로부터 사들인 뒤 매입과 보관에 들어간 비용을 정부가 보전해줄 수도 있다.

다만 후자의 경우 예산집행 절차에서 정부의 직매입 때보다 융통성이 생기게 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만약 매입한다면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며 "어떤 방식을 택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농협 미곡종합처리장(RPC)을 운영하는 조합장들이 농식품부에 쌀의 매입을 건의한 바 있고, 이낙연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장도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에게 쌀의 시장 격리를 요청했다.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은 이에 대해 "적정량의 쌀 재고를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도 장 장관을 만나 같은 내용을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부를 매입하면 시장에 물량이 줄어 가격도 일정 부분 회복될 것으로 본다"며 "조만간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농협 RPC의 쌀 재고량은 55만4천t으로 작년 같은 시기(39만3천t)에 비해 41%나 많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sisyph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