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재 전 의원, 신간 출간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 부장이 프랑스 파리에서 납치돼 위장 간첩에 의해 파리 근교의 한 양계장에서 살해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당 김경재 전 의원은 27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책 `박정희 시대의 마지막 20일'을 다음달 2∼3일께 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이 책에서 "김형욱은 1979년 10월 7일 파리의 한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던 중에 중정요원에 의해 납치됐다"며 "한 중정요원이 한국 여성이 차에서 기다린다고 김형욱을 유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암살 실행조는 2명이었고 중정요원 3명이 이를 도왔다"며 "암살실행조 가운데 조모씨가 차에 탄 김형욱의 목을 꺾어 실신시킨 뒤 지갑, 혁대 등 김형욱의 신원이 들어날 수 있는 소지품을 빼냈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암살조는 프랑스 파리에서 서북부 방향으로 4Km 떨어진 양계장에 가서 김형욱을 닭사료용 분쇄기에 넣어 처리했다.

현장엔 이스라엘 정보부 `모사드'에 파견돼 훈련받고 있었던 청와대 경호실 직원 곽모씨가 있었다"면서 "이는 조씨의 증언을 3년간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모씨에 대해 "경남 진주 출신의 조씨는 서울의 사립대를 나왔고 일본에 밀항해 갔다 이후 북한으로 가 대남총책 김중린을 만났으며 김일성 전 주석과도 면담했다"며 "조씨는 북한에서 각종 훈련을 받은 뒤 `박지만 납치 임무'를 부여받고 일본으로 귀환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씨는 그러나 일본에서 불법체류자 신분이 드러나 한국으로 추방됐으며 중정의 회유로 전향했다"며 "조 씨는 전향 선언 뒤 이중스파이 노릇을 하다 북파공작대 요원이 됐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이 김형욱 암살지시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씨는 1979년 청와대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술을 마셨고 이 자리에서 `김형욱은 제가 처리하겠습니다'고 말했지만 박 전 대통령은 `뭐, 그럴 것 없어'라고 답했다"며 "김형욱 암살지시 주역은 차지철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전의원은 책에서 "북파공작원 처우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다니던 조씨는 국민의 정부 때 은평구 진관내동 근처에서 전 중정요원이 운전하던 차에 치였다"면서 "조씨가 가짜라고 말한 참여정부 당시 국정원장은 갑자기 입장을 바꿔 조씨에게 거책의 정착자금과 고급시계를 선물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solec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