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신종플루.A형간염.말라리아 등 조심
손 철저히 씻고, 여행 후에도 이상 없는지 살펴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수록 여름휴가에 대한 기대감은 오히려 커가게 마련이다.

올해는 신종플루와 경기침체 등으로 직장인의 80% 이상이 여름휴가를 국내에서 보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해외보다는 국내 여행지가 더 북적거릴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여행이라고 해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올해는 각종 전염성 질환들이 한꺼번에 유행하고 있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장시간 휴가를 갈 예정이라면 이에 따른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 신종플루 예방엔 올바른 손 씻기가 최고 = 올해 여름휴가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질환 중 하나가 신종인플루엔자다.

25일 현재까지 전 세계 신종플루 감염자는 5만여명, 사망자는 최소 237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환자 발생이 적고, 지역사회에서 전파도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이미 120여명의 환자가 신종플루로 확진된데다 여름휴가를 맞아 교환학생, 여행 등을 이유로 국내를 찾는 내·외국인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 인플루엔자 백신이 개발·보급되지 않은 지금 상황에서는 무엇보다도 올바른 방법으로 자주 손을 씻는 게 최선의 예방책이다.

손을 씻을 때는 손바닥을 마주대로 손 깍지를 끼고 문질러 주고, 손을 씻은 다음에는 종이 타월이나 깨끗한 마른 수건으로 손의 물기를 제거해야 한다.

또한, 기침을 할 때는 휴지나 손수건 등을 이용해 입을 가리는 기침 예절을 잘 지켜야 한다.

또 37.8도를 넘는 고열, 기침, 콧물, 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여행을 멈추고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송준영 교수는 "손은 각종 유해 세균과 가장 많이 접촉하는 부위로 식중독, 유행성 눈병, 감기 등 질병의 70%가 손을 통해 전염된다"면서 "여행지나 휴가지에서는 올바른 방법으로 자주 손을 씻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 작년대비 발병률 2배, A형간염 비상 = 올해 들어 국내 A형간염 발병률이 작년의 2배에 달하는 만큼 A형간염 예방도 주의해야 할 질환이다.

특히, 여름휴가 때는 단체활동이나 야외활동이 늘기 때문에 A형간염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A형간염은 감염 환자의 대변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쉽게 전염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철저한 위생관리가 중요하다.

보통 4주 정도의 잠복기 후, 발열, 두통, 식욕부진, 피로감 등 감기와 유사한 초기증상을 나타내는데, 증상발생 2주 이전에 바이러스 배출이 가장 많아 주변 사람에게서 2차 감염이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유아, 어린이보다는 청소년이나 장·노년기로 갈수록 증세도 심각하게 나타나고 치사율도 높아지는 게 특징이다.

아직 효과적인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없어서 예방접종을 통해 예방하는 게 가장 중요한데, 초기접종 후 4주 이후에 효과가 나타나는 만큼 휴가를 앞두고 있다면 미리 예방접종을 하는 것도 요령이다.

만성B형 간염환자의 경우 A형 간염에 걸리면 치사율이 일반인의 58배까지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는 만큼 만성간염환자는 예방접종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권고한다.

◇ 농촌, 숲속에 갈 땐 말라리아 주의 = 말라리아는 모기에 의해 감염되는 열대성 질병으로 주로 인천, 경기북부, 강원도 등 휴전선 근처가 위험지역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평균 기온이 올라가면서 말라리아 유행지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장마철에는 곳곳에 물이 고이면서 모기가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많아져 말라리아 감염 위험이 더욱 커진다.

말라리아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모기에 물리지 않아야 한다.

농촌이나 숲속을 여행하는 경우에는 모기의 활동 시간인 저녁부터 새벽까지 외출을 자제하고, 외출이 부득이한 경우에는 긴 팔, 긴 바지를 입고 곤충기피제를 바르는 것도 방법이다.

말라리아에 감염되면 2주~6개월 정도로 다양한 잠복기간을 거쳐 체온이 39~41도까지 오르는 고열과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증상 초기에는 3일 간격으로 발열이 있고 심한 경우에는 지속적인 발열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유행지역을 여행한 후에는 이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클로로퀸, 메플로퀸 등의 예방약도 있지만, 말라리아를 100% 예방하지 못하는 만큼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 7~10월엔 일본뇌염 주의해야 = 매개모기(작은빨간집모기)에 물렸을 때 걸리는 일본뇌염은 국가 필수 예방접종 대상으로 매년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급성 전염병 중 하나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미 지난 4월 30일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한 상태다.

증상이 급격하게 나타나 초기에는 고열, 두통, 무기력 혹은 흥분상태 등이 나타나고 병이 진행되면서 중추 신경계가 감염돼 의식장애, 경련, 혼수 증상이 생긴다.

심할 때는 사망에 이르게 된다.

일본뇌염 바이러스는 주로 돼지의 체내에서 증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돼지가 바이러스의 증폭 동물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일본뇌염 경보가 발생하면 새벽과 해가 진 무렵 저녁 등 모기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간대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

일본뇌염의 유행시기는 7월에서 10월 말 사이인데, 특히 8월 하순부터 9월 중순까지 1개월 사이에 전체의 약 80%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15세 미만의 어린이는 휴가 전에 일본뇌염 예방접종을 맞히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예방접종으로 일본뇌염이 근절되지는 못하므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개인위생에 신경 써야 한다.

◇ 여름휴가 망치는 주범, 식중독 = 식중독은 여름마다 되풀이되는 가장 흔한 질환으로, 보통 6월을 정점으로 9월까지 기승을 부린다.

따라서 야외활동이 많은 여름휴가철에는 특별히 주의가 필요하다.

황색포도알균, 대장균, 살모넬라균, 이질균, 장염 비브리오균 등이 원인인 식중독은 세균이나 독소에 오염된 음식을 먹고 나서 수 시간에서 수일 내에 구토나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

김밥, 도시락 등이 원인인 경우가 많지만, 여름철에는 특히 해산물 섭취에 주의해야한다.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음식을 조리할 때 60~70도 이상으로 가열하고, 특히 어패류는 완전히 익히고 나서 먹는 게 좋다.

식품을 구입할 때는 유통기한을 꼭 확인하고, 휴가지에서 먹다가 남은 음식은 아깝더라도 버려야한다.

도시락을 싸서 야외에 나갈 때에는 아이스박스에 넣어서 준비해야 한다.

식중독 증상의 대부분은 24시간 이내에 완화되지만, 증상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야 하며, 회복된 후라도 최대 2주간은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

(도움말: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송준영 교수, 한국산재의료원 동해병원 건강관리센터 이상준 소장)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