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태평양 중심항인 부산신항과 경남 남해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는 바다 위로 사장교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잡고 있다. 해저에 건설되는 침매터널을 비롯한 이번 공사는 토목공학 사상 5개의 세계기록을 세우며 토목공학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침매터널은 일반적으로 바다 밑 단단한 지반을 뚫어 만드는 굴착 해저터널과는 다르다. 거제도 조선소 도크에서 만든 조립식 콘크리트 박스를 바다에 가라앉혀 수압차를 이용해 연결한 뒤 수중에 묻는 첨단 신공법으로 만들어졌다.

현장 수심이 수면 아래 48m까지 내려가기 때문에 오로지 위성항법장치(GPS)에 의존해야 한다. 길이 180m,무게 4만5000t의 거대한 콘크리트 터널 박스를 바닷속 뻘층 위에서 연결하는데 허용오차는 2㎝다. 기후조건도 중요한 변수로 파도 높이가 0.4m 이하여야 공사가 가능하다.

시공사인 대우건설의 구임식 단장은 3.7㎞의 거가대교 침매터널 공법이 5개의 세계기록을 세웠다고 자랑했다. 우선 조립식 터널블록 한개의 길이가 180m로 세계에서 제일 길다. 둘째는 건설 구간의 수심이 48m로 침매터널 공사 중 가장 깊다. 셋째는 10~30m 두께의 뻘층이 있는 매우 약한 해저기반 위에 1.5m 두께의 자갈층을 만들어 건설되는 최초의 침매터널이다. 넷째는 비교적 평온한 내해와 달리 풍랑이 거센 최악의 기상조건 상태인 가덕도 외해에 설치되는 최초의 침매터널이다. 다섯째는 지진과 해일 등 자연재해에도 물이 새지 않도록 하는 세계 최초의 '더블 세그먼트조인트'라는 이중 접합방식으로 터널 블록을 연결했다는 점 등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