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 ] 오바마 정부의 경기 부양법에 포함된 '바이 아메리칸' 조항에 대해 다른 국가들은 우려감을 표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된 아래 [보기]의 내용 중 잘못된 것은?

[보 기]

가. '바이 아메리칸' 조항은 미국 산업과 일자리를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제기된 것으로 경제 국수주의라고 할 수 있다.

나. '바이 아메리칸' 조항과 같은 유형의 경제정책은 자유무역주의에 역행하는 것으로 무역 분쟁을 야기할 수 있다.

다. 국제무역시장에서 이 같은 보호무역 기류가 확산되면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라.자국 산업 보호정책을 강화하려는 이 같은 정책은 글로벌 경제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다.

마.경쟁 국가들의 잇단 보호무역주의를 가속화시켜 심각한 세계경기 불황을 야기할 수 있다.

①가,라 ②가,나 ③나,다 ④다,라 ⑤가,마



[ 해설 ] 최근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세계 각국에서 보호무역주의가 부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오바마 정부가 지난 2월 발표한 경기 부양법에 포함된 '바이 아메리칸' 조항은 미국 공공사업에 미국산 제품을 의무적으로 우선 사용하도록 한 것이다.

최근 사례로는 중국이 지난달 26일 지방 정부에 하달한 지침에서 국내 조달이 불가능하거나 상업적 법적 문제로 구매가 어려울 경우를 제외하고는 중국 제품을 사용토록 지시한 게 있다. 중국 상무부 역시 미국이 '바이 아메리칸' 정책을 발표했을 때 보호무역주의라고 강하게 비판했지만 막상 자국의 경기부양책에선 보호무역 정책을 선택한 것이다.

세계은행은 최근 7개월 동안 주요 20개국(G20)이 50건 이상의 무역제한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는 푸조,르노 등 자국 자동차 산업에 구제금융을 제공하면서 자국산 부품만 쓰라고 요구했고 독일과 캐나다도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에 나섰다.

이러한 정책들은 무역을 하는 국가들이 상호 이익을 누린다는 자유무역주의에 반대되는 보호무역주의,경제 국수주의 정책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정책은 세계 경제위기를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가 무역장벽을 높이면서 공멸했던 사례는 1930년대 나타났었다. 1929년 대공황이 시작된 이듬해 미국이 통과시킨 '스무트-홀리 관세법(Smoot-Hawley Tariff Act)'이 시발점이었다. 이는 무려 2만개 이상의 수입품에 최고 400%에 이르는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보호무역법안으로 이후 전 세계가 경쟁적으로 무역장벽을 올리는 무역전쟁이 벌어졌다. 이 법안이 제정된 후 2년간 각국이 경쟁적으로 무역보복에 나서면서 전 세계 무역량이 70% 급감했고 경제가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당시에도 지금처럼 자국 산업과 일자리를 보호한다는 명목을 내걸었지만,결국 전 세계적인 불황을 불렀고 이는 2차 세계대전이라는 비극을 통해서야 비로소 해소될 수 있었다. 정답 ④

정재형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