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약학대학이 지난주 실시한 1학기 기말고사에서 집단 부정행위가 있었다는 소문이 사실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해에도 서울대 의예과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는 동안 문자 메시지로 답안을 주고받는 등의 부정 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 학생 17명이 근신 처분을 받고 해당 과목이 F학점 처리되는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서울대 측은 24일 약대 시험 부정행위에 대한 제보가 접수돼 진상 조사를 벌인 결과 지난주 2학년 전공 과목인 '물리약학' 기말고사 도중 학생 2명이 미리 준비한 답지를 지니고 있다가 조교에게 붙잡힌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서울대는 부정 행위로 적발된 학생들을 감점 처리하고 별도의 징계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명환 교무처장은 "교무부처장 및 학생처장과 함께 진상을 조사 중"이라며 "적발된 2명 외에 부정 행위를 한 학생이 추가로 밝혀지면 전원 징계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현장을 목격한 한 약대생이 약대 인터넷 커뮤니티 익명 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해당 글은 얼마 지나지 않아 곧바로 삭제됐지만 그 사이 서울대 재학생 인터넷 게시판 '스누라이프'로 옮겨져 학생들 사이에 급속하게 퍼져 나갔다. 첫 글이 삭제돼 구체적으로 어떤 부정 행위가 저질러졌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부 학생들이 커닝 페이퍼를 만들어 시험 중에 참조했으며,시험을 감독한 조교가 이를 알고도 방관했다는 주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약대생들이 내부적으로 사건을 덮고 고발자를 찾아내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스누라이프에는 약대생들의 커닝 행위 및 사건 은폐 시도를 비판하는 글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