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6 · 25 전쟁에 참전했던 할아버지나 아버지의 대를 이어 혈맹(血盟)인 한국에 복무 중인 미군 장병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24일 주한미군과 한미연합사에 따르면 미 8군사령부의 제럴딘 보워즈 여군 준위(54)는 6 · 25 전쟁에 참전한 아버지에 이어 벌써 네 번째 한국에서 근무 중이다. 그녀는 헬기 정비병으로 참전한 아버지 버나드 시젤씨(79)와 똑같은 헬기 조종정비 장교다. W1~CW5까지 5단계로 구분되는 미군 준위 계급에서 가장 높은 CW5인 보워즈 준위는 UH-1H,UH-60,AH-1,OH-6,OH-58,C-12,C-23 등 7개 헬기의 정비설명서를 달달 외울 정도로 전문가다.

1977년 병사로 입대해 1981년 장교(준위)로 임관한 그녀는 미 8군 조종정비 장교 중 유일한 CW5이다. 미군 전체로도 여군 CW5는 12명에 불과하다. 1986년 팀스피리트 훈련에 참가하면서 한국과 인연을 맺은 보워즈 준위는 1987년,2003~2005년 주한미군으로 복무했으며 지난 2월부터 네 번째로 한국생활을 하고 있다. 보워즈 준위는 "아버지는 한국전 참전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지만 딸의 한국 근무를 더욱 소중하고 자랑스럽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보워즈 준위처럼 대를 이어 한국에서 근무 중인 미군 장병은 70여명에 이른다.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의 아버지도 1952년 4월부터 1년간 6 · 25 전쟁에 참전했다. 특히 오산의 미 7공군에만 35명(여군 5명 포함)이 6 · 25 전쟁에 참전한 증조부와 조부,아버지,삼촌 등의 뒤를 이어 혈맹의 나라를 지키고 있다. 이 중 여군으로 8비행단 지원대대에 근무 중인 앨런 애니타 하사,같은 부대 법무실의 히블러 아마나 병장,607항공통신대대 다벤포 크리스털 병장,51비행단 의무대대 더햄 제니퍼 상병,303 정보대대 마틴 러셀 상병의 조부가 6 · 25 전쟁에 참전했다. 7공군 303 정보대대 센테노 산드라 상병은 삼촌이 6 · 25 전쟁에 참가했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