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의료진은 이날 김 할머니가 예상외로 오랫동안 자발 호흡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자발 호흡이 없을 때에는 호흡기를 제거한 뒤 30분~1시간 이내에 사망할 수 있지만 자발 호흡이 유지되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창일 연세대 의료원장(사진)은 "김 할머니는 혈압이 105/80㎜Hg(최고/최저), 맥박이 분당 90~95회이며 산소포화도가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런 상태는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와 비슷한 건강상태"라고 말했다. 산소포화도는 생명 유지 상태를 가리키는 중요한 수치로 90 이하로 떨어지면 호흡이 불안정하다는 뜻이다. 따라서 의료진은 이런 추세라면 자발호흡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어 "대법원 판결과 가족들의 뜻에 따라 인공호흡기를 제거했지만 인간의 생명을 거두는 존엄사는 최대한 억제돼야 한다고 판단한다"며 "이번 존엄사를 계기로 평안한 죽음이라는 미명하에 존엄한 생명을 가벼이 여기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흡기 제거를 시행한 주치의 박무석 호흡기내과 교수는 "(호흡기를 떼며) 환자분이 편히 쉴 수 있기를 마음으로 빌었다. 사실 매우 착잡한 마음이었다"며 "이번 존엄사 시행을 통해 다시 한번 삶의 의미와 죽음의 의미를 돌아볼 계기를 가졌고,앞으로 환자의 생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