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하며 임기 마치고 싶다"...`촛불재판 책임' 시각도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이 23일 돌연 처장직에서 물러났다.

김 처장은 최근 이용훈 대법원장에게 "법관 생활을 마무리하기 전에 재판하고 싶다"며 사의를 표명했고, 이날 이 대법원장이 이를 수용했다.

후임 법원행정처장이 24일께 임명되면 김 처장은 다음달 1일부터 다른 대법관처럼 소부에 편성돼 재판 업무를 맡게 된다.

후임 처장 후보로는 박일환(연수원 5기)ㆍ차한성(연수원 7기)ㆍ김능환(연수원 7기) 대법관이 거론된다.

김 처장은 오는 9월 11일 임기 6년의 대법관직에서 퇴임한다.

김 처장이 임기를 불과 2개월 남겨둔 시점에 사직한 것은 신영철 대법관의 촛불재판 개입 논란과 관련해 책임진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법원 일각에서 나온다.

그는 신 대법관 사태가 불거지자 지난 3월 촛불재판 의혹 진상조사단장을 맡았으며 신 대법관에 대해 재판 개입 소지가 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대법원은 퇴임을 앞둔 김 처장이 후임 대법관을 제청자문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사임했다고 밝혔다.

대법원 내규에는 법원행정처장이 대법관 제청자문위원에 포함돼 있다.

대법원은 김 처장이 대법관 임기를 마친 뒤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연구할 계획인데 행정처장 업무를 수행하며 이를 준비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임의 배경과 관련해 다양한 추측이 있지만 어떤 배경도 없다"며 "법원행정처장의 직에서 대법관 임기를 마친 전례도 거의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법원행정처장은 2007년 12월 개정된 법원조직법에 따라 대법관이 맡았으며 그때부터 대법관 수가 13명에서 14명으로 늘어났다.

김 처장은 2003년 9월 대법관으로 임명됐고 지난해 1월부터 법원행정처장 직을 수행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