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태 광주시장(사진)의 황당한 유럽순방 일정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22일 광주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해외시장개척과 투자유치를 위해 이날부터 10일간 광주시 투자유치단과 무역사절단을 이끌고 유럽으로 떠났다.

당초 박 시장은 암스테르담에 도착해 네덜란드 덴마크 독일 벨기에 등지를 돌며 수출 상담과 투자유치 활동을 벌인 뒤 오는 7월1일부터는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리는 제25회 하계유니버시아드 개막식에 참석할 계획이다. 그런데 29일 일시 귀국 일정이 잡혀있다. 다음 날인 30일 광주시청에서 열리는 민선 4기 3년 결산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9시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직후 곧바로 세르비아로 떠날 예정이다. 박 시장의 이 같은 파격 일정 구성으로 10여명으로 꾸려진 투자유치단은 박 시장과 함께 조기 귀국해야 한다. 광주지역 15개 업체 관계자 등 24명으로 구성된 무역사절단은 '단장 없이' 29일부터 7월1일까지 나머지 유럽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게 됐다.

이에 대해 서구 금호동에 사는 심영환씨(56)는 "시정 3년 결산 기자회견이 유럽 일정 중에 일시 귀국을 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같은 날 민선4기 2년 결산 기자회견을 가졌기 때문에 올해만 거를 수 없어 빡빡한 일정이 짜여지게 됐다"고 해명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