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알몸을 볼 수 있는 투시안경을 판다는 광고가 결국 남성의 '훔쳐보기' 심리를 이용한 사기 행각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투시안경을 판다고 속여 돈을 받아 가로챈 혐의로 정모(39)씨를 구속했다고 22일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5일 'tusi.ikik.kr' 등 6개의 인터넷 사이트를 연 뒤 '사람의 속살을 볼 수 있는 투시안경을 판매한다'고 속여 박모씨로부터 55만원을 입금받아 가로챈 혐의다.

경찰은 피해자 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수십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기 등 전과 14범인 정씨는 최근 투시안경 광고를 내건 일부 관련 사이트의 접속이 폭주하자 중국 선양에 있는 공범 신모씨와 짜고 이들 사이트를 개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씨는 PC방과 무선 공유기를 이용해 사이트를 운영했으며 경찰이 투시안경 관련 사이트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기존 사이트를 폐쇄하고 새 사이트를 구축하기도 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확인된 15개 투시안경 판매 사이트 중 9개는 중국 현지 사이트로 모두 폐쇄 조치했고 나머지 6개는 모두 정씨가 허위로 만든 것"이라며 "모방 사이트에 대한 단속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