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때 솔직하고 소탈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구고? 아닙니다. 남성도 눈썹 손질을 하고,키가 작으면 키높이 구두를 신으세요. 미리 포장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

김유경 듀오아카데미 강사는 사내 여러 강사 중에서도 '면접의 달인'으로 꼽힌다. 그동안 구직자와 일반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자신감 향상,토론,프레젠테이션,설득 기술 등을 강의하면서 남다른 면접 준비 노하우를 설파해 인기를 얻어왔다. 그는 '면접은 자신감이 최고'라는 생각만으로는 곤란하다고 지적한다. 자신감과 당당함으로 무장하고 별다른 준비 없이 나섰다가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가상 면접 등을 통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자신을 꾸며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가 가지고 있는 면접 준비의 노하우를 살짝 캐보자.

◆목소리와 호흡

시간이 될 때 자신의 발음과 언어습관,음성 등을 모니터링해 보자.녹음,녹화기능이 있는 조그만 디지털카메라나 휴대폰으로 충분하다. 의외로 자신의 문제점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가능하면 목에서 소리가 나는 흉식호흡이 아니라 배에서 소리가 나는 복식호흡을 통해 성량을 키우고 톤을 바꿔보는 것이 좋다.

복식호흡은 누워서 하면 훨씬 잘 느낄 수 있다. 의식적으로 숨을 마실 때 배가 나오고 내쉴 때 배가 들어가도록 해야 한다. '아' 소리를 계속 내면서 배에 힘을 줬다뺐다를 반복하면 된다. 매일 30분씩 배에 힘을 주고 입을 크게 벌리면서 목소리를 뱉어 내듯이 말하는 연습을 하면 숨겨져 있던 자신의 올바른 목소리 톤을 찾을 수 있다.

올바른 호흡법을 기본으로 발음 연습표를 붙여두고 시간을 내서 소리 내어 읽어보면 발음 향상에 도움이 된다. 면접관이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표준 발음과 억양 연습이 필요하다. 신문을 읽을 때 소리내서 읽는 연습을 하고 평소보다 조금 느린 속도로 말하는 연습을 한다.

◆옷차림과 이미지 메이킹

남성은 그레이,네이비(감청색),블랙 색상의 양복이 무난하다. 와이셔츠는 가능한 한 흰색을 입자.바지 주머니에 있는 휴대폰, 열쇠 등은 대기실에 두고 오자.주머니가 불룩하면 보기 안 좋다. 앉았을 때 바지가 올라가기 때문에 흰색 양말은 피하고 양복 색과 같은 톤으로 착용한다. 키가 작은 남성의 경우 키높이 구두를 이용해 단점을 커버하는 것도 좋다.

여성은 무릎까지 오는 길이의 투피스 정장이 무난하다. 베이지,네이비,그레이 계열의 색상이 좋다. 정장일 경우 속에는 탑을 착용하는 것이 가볍고 깔끔해 보인다. 화려한 액세서리는 피하고 귀고리는 귀에 밀착되는 진주 귀고리 정도로 포인트를 준다. 스타킹은 의상 색에 맞춰 신는 것이 좋다. 검정색,커피색의 경우는 어느 의상에나 잘 어울린다. 구두 굽은 3㎝ 정도가 적당하다.

메이크업도 필요하다. 남성의 경우 피부톤이 붉거나 트러블이 많으면 비비크림이나 컨실러로 가볍게 피부를 정리해 주는 것이 좋다. 깔끔한 면도와 콧털 정리는 필수다. 수염이 빨리 자라는 사람은 면접 시간을 감안해 면도하자.눈썹이 처지거나 올라가서 인상이 강한 경우는 눈썹 끝부분을 가볍게 정리하는 것도 방법이다. 헤어스타일은 눈이 가리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스포츠형 스타일이 깔끔하다.

여성은 진하거나 화려하지 않은 베이지 계열의 자연스러운 화장이 좋다. 펄이 들어간 아이섀도는 피하고 블랙아이라인으로 눈매를 또렷하고 크게 해주도록 한다. 헤어스타일은 깔끔하게 묶은 올림 머리나 단정한 단발이 좋다.

◆실전대처법

Q.열심히 말하고 있는데 면접관이 자꾸만 저와 논쟁을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말문이 막혀요.

A.면접관이 당신의 대답이 틀렸다고 화를 내는 것이 아니다. 압박 면접 속에서 당신이 어떻게 대처하는지 그 태도를 보는 것이다. 압박면접이라고 느껴진다면 가장 먼저 침착해져야 한다. 꼬리를 무는 질문에 방어 자세만 취하다 보면 내 생각과 다른 답변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땐, 잠시만 대답을 멈추고 면접관을 응시하시기 바란다. 서두르지 말고 다시 한번 면접관에게 질문을 물어보고 시간을 벌어라.그리고 "제 생각을 정리해서 다시 말씀드리자면…"이라고 차분한 모습을 보이며 질문에 맞는 본인의 생각을 답해라.

Q.취업을 준비하는 여대생입니다. 면접 도중 차 심부름을 시키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을 민감하게 받아들여 흥분해서 답을 하게 됩니다. 이럴 땐 어떻게 답하면 좋을까요?

A.이런 질문은 남성과 여성 공통으로 해당될 수 있는 질문이다. 흥분하면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 있다. 잔심부름을 할거냐 말거냐의 질문이 아니라 인품이나 협동심을 알아보기 위한 질문이기 때문에 일의 경중을 떠나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겠다는 모습을 보여라.

Q.급여 부분을 물어보면 난감합니다. 어떻게 말하면 좋은가요?

A.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좋지 않다. 정확한 액수를 말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지원한 회사의 연봉 기준을 미리 알아보고 가서 비슷하되,넓은 폭으로 제시하는 것이 좋다.

Q.단점에 대해 물어보면 있다고 말해도 되나요?

A.구체적으로 말할 필요는 없다. 장점으로도 보일 수 있는 단점 한가지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점을 말하되 '지나치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사람을 좋아한다,지나치게 열정적이다,지나치게 정이 많다 등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것이면 좋다.

Q.면접이 끝날 즈음에 면접관이 하고 싶은 말이나 질문이 있는지 물어옵니다. 질문하는 게 좋나요? 어떤 종류의 질문을 하면 좋을까요?

A.회사에 관심을 갖고 있는 준비된 인재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게 좋다. 단답형의 질문이 아닌 구체적인 답변을 얻을 수 있는 질문을 준비해가면 면접관의 기억에 남을 수 있다. 질문 종류는 직무에 관한 것이 바람직하다. 회사 동향을 미리 알아보고 회사에 관한 질문을 하는 것도 좋다. 급여나 복리후생에 대한 질문은 피해야 한다.

이밖에 질문에 대한 답은 '예,아니오' 등 단답형으로 우선 말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으로 그쳐서는 곤란하다. 그 뒤에 구체적인 설명을 덧붙여야 한다. 화려한 비유와 미사여구보다는 정확하고 알기 쉬운 단순한 답변이 좋다. 그리고 면접관의 질문이 끝나면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답하기보다 3초의 여유를 갖고 말한다. 중요한 내용은 아껴두지 말고 처음에 말하는 것이 좋다.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문구로 '사자성어'나 '카피'는 하나 정도 준비해 두자.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