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임원 임명해 달라" Vs "권한 밖 문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문제를 놓고 1년 가까이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이견을 보이고 있는 서울시가 최근 공사 측에 시가 추천한 인사를 임원으로 임명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예상된다.

19일 인천시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22일 매립지공사 앞으로 보낸 공문에서 "골프장 조성사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자 하니 앞으로 매립지로서의 재사용이나 매립 종료 후 재산권 분할 등에 대비하고 공사 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공사임원에 서울시 추천 인사가 임명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서울시는 또 골프장이 조성될 경우 이를 관리하기 위한 법인을 별도로 설립해야 한다면서 "법인 설립 시 우리시가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요구도 함께 내놓았다.

매립지공사의 지분 70% 이상을 소유하고 있는 서울시는 "아시안게임에 이용될 골프장을 제1매립장에 36홀 규모로 건립하겠다"는 인천시와 매립지공사의 요구에 대해 난지도 골프장의 공원화와 관련한 형평성 문제 등이 있어 충분한 검토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던 서울시가 골프장 건설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인사 참여'라는 카드를 꺼내든 데 대해 공사 측은 "공사 인사는 환경부 장관 소관으로 우리의 권한 밖 문제"라며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은 국가적 사업인 만큼 지역적 이기주의에서 탈피해 모두가 '윈윈'하는 방향으로 해결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 관계자는 골프장 건설 승인과 임원직을 연계시킨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두 사안은 별개"라면서 "서울시가 7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는 매립지의 전체적인 운영을 제대로 하기 위해 서울시 추천 인사가 공사 운영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골프장 관리 법인 설립 시 서울시의 참여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골프장이 조성되면 제대로 된 관리.운영을 위해 법인이 설립돼야 하는데 그 법인의 투명성 확보 방안을 강구하자는 이야기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수도권매립지는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쓰레기를 매립하기 위해 지난 2000년 인천시 서구 경서동에 2000만㎡ 규모로 건립됐으며, 현재 서울시와 환경부가 각각 71.3%와 28.7%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정묘정 기자 my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