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 ] 기업간 경쟁을 설명하는 시장조직 이론의 가장 기본적인 바탕에는 완전경쟁시장(perfect competition market)이라는 개념이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완전경쟁시장의 성립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시장을 찾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다. 완전경쟁시장에서 나타나는 자원 배분의 효율성을 실현하기 위해 완전경쟁시장을 흉내 낸 시장 모델을 경합시장(contestable market)이론이라 한다. 경합시장에 대한 다음의 설명 중 잘못된 것은?

① 경합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들은 장기균형에서 정상 이윤만을 벌어들인다.

② 경합시장이론에서는 기업의 수가 적어도 진입(entry)과 이탈(exit) 장벽만 없다면 효율적인 자원배분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③ 경합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의 공급 가격은 평균비용 이상으로 올리지 못한다.

④ 규모의 경제가 큰 항공 산업에 경합시장 이론을 적용하는 경우 경쟁 기업의 수는 적어도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

⑤ 범위의 경제효과가 큰 산업의 경우 시장에서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해 경쟁기업의 수를 인위적으로 늘리는 것보다는 진입과 이탈 장벽을 제거해 주는 것이 효과가 더 클 수 있다.


[ 해설 ] 경합시장은 완전 경쟁시장에 비해 시장에 진입한 기업은 소수이지만 진입(entry)과 탈퇴(exit)가 자유로운 시장을 말한다. 시장 진입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등 진입을 가로막는 진입장벽이 존재하지 않는 시장이다.

따라서 거래되는 재화의 가격은 일반 상품과 마찬가지로 한계비용 이상 수준으로 형성될 수 없다. 예를 들면 교내 서점은 지리적 특수성으로 인해 책값을 높게 설정할 수 있지만 학교 밖에서 항상 새로운 서점이 생길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가격은 낮게 설정된다.

진입과 이탈이 자유롭기 때문에 정상 이윤 이상의 이윤이 형성되는 경우 새로운 진입이 일어나 시장균형은 가격과 한계비용이 같은 수준에서 형성되고 각 기업은 정상 이윤만을 벌어들이게 된다. 이럴 경우 비록 외형상 독점기업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언제든 다른 기업이 진입할 수 있다는 잠재적 위협이 존재하기 때문에 현재의 독점기업은 마치 경쟁자가 있는 것처럼 행동하게 된다.

경합시장 이론은 항공산업과 같은 규모의 경제가 큰 산업의 자원배분과 가격 설정의 적정성을 잘 설명해 주고 있다. 특히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한 정부 정책에서 경쟁 기업의 수를 인위적으로 늘리는 것보다 진입과 이탈 장벽을 제거해 주는 것이 효과가 더 클 수 있다는 사실을 이 이론이 뒷받침해 주고 있다. 독점 시장을 경합시장으로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은 국내 독점 상태를 경쟁 상태로 전환할 수 있을 만큼의 해외수입이 이루어진다면 시장은 경쟁체제로 전환시킬 수 있게 된다.

보기 ③의 경합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의 공급가격은 평균비용이 아니라 한계비용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틀린 보기다. 정답 ③

오춘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