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제자들을 성추행하고 이를 문제 삼은 피해자들을 무고 혐의로 맞고소했던 대학교수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아동이나 청소년을 상대로 한 상습 성추행범에게 징역형이 선고되는 일은 잦은 편이지만 성인 대상 범죄에 실형이 내려진 것은 이례적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4단독 박창제 판사는 17일 회식 자리에서 자신이 지도하는 여성 대학원생들을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불구속 기소된 서울 모 대학교 체육대학 교수 K씨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추행 전후의 정황이나 구체적 추행 내용을 상당히 상세하고 한결같이 진술하고 있고 이를 일부 목격한 주변 인물들도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어 유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대학교수가 절대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자를 강제로 추행해 비난 가능성이 크고 피고인이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들을 무고로 고소한 점 등을 고려하면 실형을 선고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K씨는 회식을 마치고 옮겨간 노래방에서 다른 참석자들이 노래하는 사이에 한 대학원생을 옆자리로 불러 강제로 입맞추는 등 5차례에 걸쳐 2명을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setuz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