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조합원들은 윤해모 지부장의 사퇴로 올해 임단협이 전면 중단된 데 대해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의 조종을 울린 날"이라며 노조의 자성과 변화를 촉구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이번 기회에 하루 종일 일 안하고 월급을 챙기는 대의원과 활동가들에 대한 철저한 책임 규명이 뒤따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대차 2공장의 한 조합원은 "현대차 노조가 지난 22년간 민주노총의 선봉대임을 자임하며 해마다 정치파업에 앞장서 왔지만 결국 남은 것은 조합원의 권익 보장이라기보다는 노조 스스로의 자멸을 재촉한 것 뿐"이라며 "이젠 노조도 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금속노조와 현대차 현장조직 게시판에도 현대차 노조의 변화를 촉구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아이디 '손자'라는 한 조합원은 '근조 현대차 노조'라는 글을 통해 "현대차 노조에는 정치적이고 비양심적인 조직원들 뿐"이라며 근조기를 달고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이디 '총사퇴'란 조합원은 '석고대죄'라는 글에서 "현재와 같은 노노갈등 구조가 계속되는 한 어느 누가 집행부를 맡아도 또 다시 윤해모 지부장과 같은 사태가 재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더 이상 이런 사태가 오지 않도록 철저한 반성과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가 금속노조 지부로 전환된 후 해마다 파업의 악순환에 빠지고 있는 데 대한 회의론도 나왔다.

아이디 조자룡은 '현대차지부장 사퇴! 누구 책임인가?'란 글을 통해 "현대차 노조는 그동안 산별노조 만능론에 빠져 조합원들을 정치파업으로 내몰면서 산별노조 환상을 심어주었다"면서 "이 결과 철저히 현장여론을 중시하는 현장조합원들과 교조주의적 파업논리를 강요하는 현장 조직활동가들 간 괴리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조자룡은 "이 같은 이유로 조합원들은 더 이상 현장 활동가를 믿지 않으려 한다"면서 현대차 노조 지도부와 현장 조직활동가들은 조합원들에게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디 소룔은 "이참에 금속노조 탈퇴하고 기업별 노조로 되돌아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