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워낭소리 열풍으로 화제를 모았던 경북 봉화에서 ‘선비들의 웰빙문화 따라잡기’라는 주제로 6월13일부터 14일까지 ‘정자문화투어’가 개최됐다. 이번 투어에는 가족단위의 도시민 60여명이 참가해 유불선의 본고장 봉화의 독특한 정자문화를 체험했다.

처음으로 간 곳은, 풍수지리설에 의해 닭을 품고 있는 모양으로 생겼다는 닭실마을. 안동권씨 집성촌으로, 양반문화와 건축양식이 유명한 이곳에서 종가문화를 돌아봤다.

아이들은 드라마 ‘바람의 화원’ 촬영지였던 청암정에서 직접 한복을 입고 훈장님에게 ‘사자소학’을 배워보는 1일 서당체험 시간을 가졌다. 춘향전에 나오는 이몽룡의 실제모델로 밝혀진 성이성 선생의 생가 계서당에선 어사복을 입고 말을 타면서 ‘암행어사 출두요’를 외쳐보기도 한다.



봉화군청 미래전략과 팀장 이승락씨는 “독특한 정자구조가 많은 봉화의 면모를 알리기 위해 도시민을 봉화로 초청, 정자에 얽힌 전설이나 역사적 의의 등의 체험을 실시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해가 지자 조선 후기에 지어진 사대부의 전통 가옥구조를 보여주는 ‘만산고택’에서 낮 동안 정자를 둘러보느라 피곤했던 하루의 여정을 풀었다. 컴퓨터게임에 익숙한 아이들은 투호 놀이도 하고, 읽은 책의 양을 가늠해주는 서산도 만들어본다.

조선 사대부들의 뛰어난 심미관을 잘 드러내는 도암정에서는 효 체험행사로 아이들이 회초리를 만들고 부모님께 드리며 백행(百行)의 근본이 효라는 말을 되새겨보기도 했다.

이번 투어에 참가한 부산에 사는 정숙이씨는 “아이들이 맑은 공기를 마시며 직접 정자문화를 체험할 수 있어서 정말 유익했다.”고 말했다.

한수정, 청암정, 도암정 등 봉화의 정자들을 둘러보며 역사와 이에 얽힌 뒷얘기, 미학적 관점에서의 건축미도 찬찬히 들여다봤다.
기후의 영향으로 독특한 건축 구조의 정자가 많아 예부터 사학자나 건축학자들의 주요 탐방지였던 봉화, 이곳 정자문화의 멋에 한껏 취해보는 시간이었다.

이번 투어는 1박 2일 동안 도심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편안히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색다른 경험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