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쌍용자동차 비해고 직원들의 평택공장 진입 시도가 2시간30분만에 유보된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현장 주변에서는 공장 안에 외부인들이 다수 들어가 있는 상황에서 물리적 충돌로 인한 불상사를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노조 측에서는 이날 파업중단 결의대회를 겸한 비해고 직원들의 공장진입 시도가 '무력시위용'이나 '위협용'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곽상철 쌍용자동차 전무는 이날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상사가 우려돼 공장 진입이 어렵다"며 "공장 안에 외부 세력이 많이 들어가 있는 상태여서 우리 임직원들이 정상 진입을 할 수도 없고 의미도 없다"고 밝혔다.

곽 전무는 "그러나 오늘이 아니더라도 계속 진입시도하겠다"며 "앞으로 궐기대회와 같은 방식을 통해 노조 측에 우리 입장을 전달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갖겠다"며 말했다.

그는 "임직원 4천500명 뿐아니라 협력업체와 AS업체 직원 모두 고생하고 있다"며 "해결책은 하루빨리 공장을 가동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직원들의 의견이 노조 측에 충분히 전달됐다고 본다"며 "시간을 두고 대화를 진행하겠고 내일 당장 출근을 강행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사 측이 물리적 충돌을 우려했고 경찰의 중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고 공장진입시도 유보배경을 해석했다.

노조 관계자는 "(공장진입을 시도하는 비해고 직원들이) 일단 돌아가고 대화를 재개한다면 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기존의 정리해고 철회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노조가 15일 밤 사 측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을 공개하면서 계획이 사전 유출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조 측이 입수해 일부 언론에 공개한 '내 일터 찾기 계획(안)'과 '진입대오 인원 편성 및 역할과 임무'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사측은 비해고 노동자들을 3개조 16열로 편성, 갈고리와 굴착기, 지게차 등을 이용해 공장 울타리를 무너뜨리고 진입한다.

또 채증조도 함께 투입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각 상황에 따른 물리력 동원 수위와 방법, 조편성 및 배치도, 공장 진입 경로 등이 자세히 기술돼 있다.

야당과 시민단체와 종교단체 등 외부 인사 30여명이 공장을 방문한 것도 비해고 직원들이 강제진입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평택공장에는 홍희덕 민노당 의원,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 유일원 창조한국당 의원 등이 방문해 노조원들과 면담을 가졌다.

공장 내부에는 이밖에도 민주노총 노조원, 대학생, 노조원 가족 등 100여명이 곳곳에 흩어져 있어 물리적 출동이 발생할 경우 외부인들의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한편 일부 직원은 '16일 오전 8시30분까지 주차장 앞으로 모여주시구요.

직 단위로 출근전개가 있으니 안 오면 결근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없어도 마찬가지입니다'는 내용의 상급자가 보낸 문자메시지를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곽 전무는 "정상 출근하려고 우리는 모두 자발적으로 나왔다"고 반박했다.

(평택연합뉴스) 최찬흥 심언철 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