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면허취득 기회 날라갈 것 우려
피해 어린이 "살려달라" 요청에도 범행

공기총 살해범이 교통사고로 경상을 입은 초등학생을 살해하기로 심경변화를 일으킨 것은 `운전면허에 대한 집착'때문으로 조사됐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15일 "피의자 이모(48)씨가 운전면허와 생계에 대한 집착 때문에 A(11)군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인테리어업을 하는 이씨는 2005년 3월 음주운전으로 영업에 필수적인 운전면허가 취소됐으며 2007년 9월에 다시 무면허 운전으로 적발돼 2년간 면허시험 응시가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오는 9월 면허를 딸 수 있었는데 이번 음주운전이 적발될 경우 형사처벌은 차치하고 면허 취득이 다시 어려워져 A군을 치료하려던 마음을 고쳐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경찰에서 "초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내가 운전면허 없이는 살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사고 10분 만인 4일 오후 8시 40분께 인근 한 종합병원 응급실로 A군을 데려갔다가 MRI(자기공명영상촬영)를 하려면 더 큰 병원으로 가야한다는 의료진의 말을 들었을 즈음 잔혹한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씨는 오후 8시42분께 병원에서 나와 무작정 A군을 차 조수석에 싣고 담양군으로 이동해 57분께 장등동 도동고개를 넘어간 것이 CCTV에 잡혔으며 담양의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던 중 "살려달라"는 A군의 말을 듣고도 잔혹하게 A군을 살해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운전면허를 다시 따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에 돌이킬 수 없는 짓을 하고 말았다"고 진술하면서 후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광주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withwi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