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에서 한국인 여성 1명이 무장단체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14일 예멘 교민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지난 3월15일 예멘에서 자살폭탄 테러사건으로 관광객 4명이 숨지고 불과 3일 뒤 정부대응팀 차량이 자폭테러의 대상이 됐던 일이 있은지 석달만에 납치사건이 발생하자 예멘 교민 180여명은 사태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주부 한모씨는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예멘이 살기에 그렇게 위험한 곳은 아닌데 최근 좋지 않은 일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좀 불안한 생각이 든다"며 "외출할 때도 외진 길은 피해서 가는 등 조심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김모씨는 "한국에 있는 가족친지로부터 안부전화를 많이 받았다"며 "예멘에서 납치사건이 흔하게 일어난다 해도 주로 서양인이 타깃이 되곤 했는데 (최근엔)한국인도 대상이 돼 교민사회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 밝혔다.

예멘 주재 한국 기업들도 위기대책 매뉴얼을 재점검하며 직원들의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모 기업 예멘사업소 한 직원은 "한국인을 겨냥해 이뤄진 사건이라고 생각하진 않지만 또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며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안전을 확보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 기업은 지난 3월 관광객 테러사건 때 직원 가족을 철수토록 조치, 가족 10여명이 예멘을 떠나 있는 상태여서 남자직원 10여명만 근무하고 있는 상태다.

주 예멘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예멘 정부와 협조 아래 실종자 소재를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교민 여러분들은 당분간 외출을 자제하고 혼자서 이동하는 것을 피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제의료봉사단체 월드와이드서비스 소속 엄모(34.여)씨는 지난 12일 오후 4시께 예멘 사다 지역에서 외국인 동료 8명과 함께 산책을 갔다가 무장단체에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