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가 휘는 척추측만증 증세를 보이는 초등생이 급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고대의대 구로병원 척추측만증연구소 서승우 교수팀은 지난해 서울·경기지역 초등생의 척추측만증 비율이 6.2%로 지난 2000년의 1.7% 대비 3-4배 수준으로 늘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소 조사 결과 지난 2000년 조사대상 8천780명 가운데 141명(1.67%)의 척추가 휘어진 것으로 나타난 반면 지난해에는 조사대상 7만4천701명 가운데 4천610명(6.17%)이 척추측만증으로 진단됐다.

성별로는 조사 기간 9년 내내 여학생의 유병률이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여학생의 유병률은 8.6%로 남학생의 3.9%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초등생 때 나타나는 척추측만증의 원인은 아직 규명돼 있지 않다.

척추가 서서히 휘기 때문에 대개는 인식하지 못하다가 변형이 상당히 진행돼 등이 옆으로 구부러지거나 어깨나 골반의 높이가 달라질 때, 한쪽 가슴이나 엉덩이가 튀어나온 것을 발견하고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때때로 등의 통증이나 피로를 호소하기도 하지만 아무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자녀를 주의 깊게 관찰해 척추측만증이 의심된다면 조기에 의료진의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서승우 교수는 "초등학생의 척추측만증 유병율이 증가하는 원인은 불분명하다"면서도 "평균신장이 커지는 반면 운동량은 오히려 부족해 척추주변 근육이 충분히 강해지지 못했기 때문이거나 공부나 컴퓨터 사용 시간이 늘어나면서 잘못된 자세로 오랫동안 앉아 있는 것도 원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또 "정확한 위험인자나 원인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자녀를 유심히 살펴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