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국제영화제 11대 1 경쟁률

극심한 취업난의 여파가 '영화계'로까지 번지고 있다.

경제 침체로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그동안 취업과는 별반 상관없는 것으로 여겨졌던 영화제 자원봉사에도 지원자가 몰리면서 경쟁률이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10일 충무로국제영화제(8.24-9.1)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350명을 모집하는 자원봉사자 모집에 3천883명이 지원, 평균 1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250명 모집에 1천200명이 지원해 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작년의 배를 넘는 수준이다.

올해 지원자 중 한명인 하지연(26)씨는 "좋아하는 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국제행사의 경험도 쌓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분들과 인맥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지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충무로국제영화제는 서울 도심에서 열리는 데다가 자원봉사자에게 활동 인증서를 줘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영화제 조직위는 보고 있다.

그러나 영화제 자원봉사 모집에 지원자들이 몰리는 건 비단 충무로국제영화제만이 아니다.

이러한 경향은 다른 국제영화제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다섯돌을 맞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8.13-18)에는 213명 모집에 800여명이 지원해 평균 4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이는 역시 작년 2.8대 1보다 크게 상승한 것이다.

이 영화제 관계자는 "비슷한 시기에 충무로, 부천국제영화제가 열리는 데다가 지방에서 열리는 점에 비춰 지원자 수의 증가는 상당히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부천국제영화제(7.16-26)에도 318명 모집에 1천467명의 지원자가 몰려들어 4.5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부산국제영화제(10.18-16)에도 자원봉사자 지원자가 작년보다 700명가량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생을 중심으로 영화제 자원봉사 지원자수가 늘어난 이유는 영화에 대한 개인적 관심도 작용하지만 경력 쌓기 차원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국민대 관계자는 "취업난 때문에 학생들이 가산점을 받기 위해 자원봉사 활동에 관심을 두는 건 대학마다 뚜렷한 경향"이라고 말했다.

CJ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영화제 자원봉사 경력을 쌓는다고 해서 취업 지원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경력이 없는 사람들의 이력서보다는 관심을 두고 보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