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 등 14곳서 국정쇄신 촉구
경찰과 산발적 몸싸움…최소 20여명 연행

6월 민주항쟁 22주년을 기념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추모하는 진보진영의 `6월항쟁 계승, 민주회복 범국민대회'가 10일 오후 서울과 부산 등 전국 14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으나 경찰과 큰 충돌은 없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등 야당과 한국진보연대, 전국교수노조, 4대 종단 단체,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등이 참여한 대회 준비위원회는 이날 오후 7시30분 서울광장에서 행사를 시작했다.

행사에는 오후 9시에 광장에 모인 참석자에다 교통이 통제된 인근 도로를 점거한 6천여명을 합해 2만2천명(경찰 추산, 주최측 추산 15만명)이 모였다가 비가 내리면서 인원이 줄어들었다.

대회는 우리나라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바친 열사들과 최근 서거한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돼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 각 정당 대표와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이강실 목사 등의 발언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결의문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운영 기조의 전면적 전환을 바라는 국민의 요구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며 "4대 강 개발사업과 반민주, 반민생, 반인권 악법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부자편향 정책 중단과 서민 살리기 정책 실현, 남북 간 무력충돌 반대, 평화적 남북관계회복 등도 외쳤다.

또 "현 정권은 정치적 반대세력과 규탄세력을 무력화하기 위해 경찰과 검찰, 국세청, 정보기관, 보수언론을 동원했으며, 절대다수 국민은 이런 권력 행태가 노 전 대통령 서거와 무관하지 않음을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 추모 문화제 형식으로 진행된 2부 행사는 영화배우 권해효씨의 사회로 노래 공연과 시민 자유발언, 용산참사 유족, 노동계 인사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서울광장의 공식 행사가 마무리된 밤 10시15분께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 참석자 대부분이 귀가했으나 6천여명은 프레스센터 앞에서 청와대 쪽으로 진출을 시도하며 경찰과 대치, 산발적인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이들이 자진해산할 기미를 보이지 않자 3차례 경고 방송을 내보내고 밤 11시8분께 해산작전을 펼쳐 22여분 만에 시위대를 모두 인도로 밀어냈다.

이 과정에서 20대 여성이 눈 부위를 다쳐 병원에 실려가는 등 부상자가 나왔고, 4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이날 범국민대회는 서울뿐 아니라 부산과 대구, 광주, 울산, 충북, 전북, 경남 등 전국 13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렸다.

주최 측은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 모인 인원을 모두 15만명으로 집계했으며, 경찰은 1만1천500명 정도로 추산했다.

부산 서면 쥬디스태화 옆에서는 4천여명(주최측 추산 5천여명)의 참석자들이 1시간가량 집회를 마치고 거리행진을 했고, 오후 9시40분께 참가자들이 도로 점거를 계속하자 경찰이 해산작전을 펴 19명을 연행했다.

경찰은 이날 행사에 대비해 서울 152개 중대, 지방 90개 중대 등 전.의경 1만7천여명을 전국 곳곳에 배치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