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등을 놓고 대학교수들이 잇달아 시국선언을 하자 이를 비판하는 움직임이 대학 내에 일고 있어 교수사회의 보혁 갈등이 가시화할 전망이다.

서강대 안세영 교수와 서울대 박효종 교수,서울시립대 윤창현 교수는 8일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 내용이 정치편향적이고 사회적으로 논쟁의 여지가 있다"며 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교수들의 릴레이식 시국선언에 대해 우려를 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립대 윤 교수는 "시국선언이 아니라도 의사를 밝힐 수 있는 교수들이 마치 본인들이 학교 대표인 것처럼 나서면 듣는 이들이 오해할 수 있다"며 "시국선언은 그만하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의제들에 대해 진지한 토론을 갖자"고 제안했다. 일부 다른 대학 교수들도 최근 대학가의 시국선언이 정치적 균형을 잃었다고 판단,이들의 입장에 동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고려대 교수 131명은 이날 오전 10시께 발표한 '현 시국에 관한 우리의 제언'이라는 선언문에서 정부의 서울광장 폐쇄나 시민단체 등에 대한 압박을 지적하며 이명박 대통령이 집회 · 결사 등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대대적인 국정 쇄신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균관대 교수 35명과 한신대 교수 88명도 이날 오전 무리한 공권력 사용을 지적하는 선언을 내놓았다.

건국대 경희대 동국대 연세대 교수들도 금명간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