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택서 목매.."지금은 민중주체의 시대" 유서 남겨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前의장으로 1990년대 통일운동을 이끌었던 강희남(89) 목사가 6일 오후 7시45분께 전북 전주시 삼천동 자택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강 목사의 부인은 경찰에 "외출했다 돌아와 보니 (남편이) 아파트 보일러실에 끈으로 목을 매고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강 목사는 자신의 방에 '이 목숨을 민족의 재단에'라는 씌인 붓글씨 1장과 "지금은 민중주체의 시대다"라는 글귀로 시작하는 A4 용지 1장의 유서를 남겼다.

강 목사의 시신은 발견된 직후 전북대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진보단체 관계자들이 모여 장례 절차 등을 논의하고 있다.

경찰은 유서가 발견되고 타살 흔적도 없어, 강 목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강 목사는 1990년 고 문익환 목사 등과 함께 범민련을 창설하는 등 평생 통일운동에 힘썼으며 최근에도 진보진영의 집회나 기자회견에 모습을 보였다.

전북 진보연대의 방용승 공동대표는 "최근 고인은 남북 관계가 잘 풀리지 않고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것 같다며 한탄하시곤 했다"면서 "지난달에는 단식에 들어갔다가 주변 사람들의 만류로 중단했다"고 전했다.

(전주연합뉴스) 백도인 김동철 기자 doin1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