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식사·배변습관 바꿔야"

올해 1분기 병원에서 가장 많이 진료를 받은 질병은 `치질'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화된 식습관 탓에 치질환자가 급증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5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통계지표'에 따르면 올 1~3월 치질로 6만7천501명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으며, 이에 따른 요양급여비용은 약 470억원으로 기록됐다.

치질 다음으로는 노년백내장 5만6천818명(약 726억원), 단일 자연분만 5만4천996명(약 395억원), 원인불명 병원체의 폐렴 4만9천910명(약 599억원), 감염성 및 원인불명의 기타 위장염 및 대장염 3만5971명(약 187억원), 제왕절개에 의한 단일분만 3만5천769명(약 39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치질은 일반적으로 항문 점막이 부풀어 오르거나, 늘어져 빠져나오는 치핵을 말한다.

이는 육류 중심의 서구형 식생활과 오래 앉아 있는 생활방식, 잘못된 화장실 이용습관이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다.

대장항문 전문 대항병원 치질클리닉 이재범 과장은 "육류 중심의 서양식은 일반적으로 섬유질이 적기 때문에 변비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변비는 배변 시 많은 힘을 주게 되고, 대변시간이 길어질 뿐 아니라 불규칙해지기 때문에 치핵(치질)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 과장은 치질 예방법으로 `생활습관 개선'을 강조했다.

이 과장의 설명에 따르면 우선 배변시간은 10분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배변이 어려우면 잔변감이 있더라도 그냥 나오는 편이 낫다.

신문, 잡지 등 읽을거리를 들고 화장실에 가는 습관도 좋지 않다.

또한 술은 말초혈관을 확장시키고, 혈류량을 증가시켜 치핵 부위에 출혈과 통증이 생길 수 있다.

평소 치질이 있다면 가급적 음주를 삼가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야외활동 후에는 5~10분 정도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하는 게 좋다.

항문부위 청결 유지뿐 아니라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치핵 발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과장은 "하지만 소금물에 하는 좌욕 등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은 피해야 한다"면서 "오래 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수시로 자세를 바꿔 주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