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시민여론 감안한 듯

경찰이 4일 오전 서울광장 봉쇄를 엿새 만에 풀었다.

경찰은 이날 예고 없이 오전 5시42분께부터 광장을 둘러싸고 주차해 놓았던 전경버스 32대를 다른 곳으로 옮기기 시작해 10분 만에 이동을 완료했다.

경찰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난달 23일 도심 광장이 정치적 집회나 폭력시위 장소로 변질될 우려가 있고 교통 문제까지 고려한다는 자체 판단 아래 버스를 동원해 서울광장을 봉쇄했다.

이후 경찰은 서울광장이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 노제(路祭) 장소로 정해짐에 따라 지난달 29일 봉쇄를 잠시 풀었다가 다음날인 30일 새벽 밤샘 추모행사를 하던 시민을 강제로 해산시키고 다시 버스로 광장 출입을 차단했다.

경찰은 서울광장 장기 봉쇄에 따른 시민들의 반발을 고려, 광장봉쇄를 해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경찰은 서울시가 시설물 보호요청을 하지 않았는데도 광장을 봉쇄하는 법적 근거로 경찰관 직무집행법을 내세웠지만 시민 사회는 이를 두고 `공권력 남용'이라며 반발해왔다.

특히 지난달 30일 서울광장 재봉쇄 과정에서 전.의경이 인근 덕수궁 대한문 앞에 설치된 시민 분향소를 철거하자 경찰에 비난이 쏟아진 점도 이날 광장 봉쇄를 해제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여론에 못 이겨 서울광장 봉쇄를 푼 것은 아니고 그동안 공공질서 유지를 위해 막았다가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해제할 시점이 됐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송진원 기자 cielo78@yna.co.kr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