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생의 절반가량이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고 있으며,이 중 상당수는 대학원을 '도피처'로 여기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취업정보업체 커리어는 최근 대학생 717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대학원 진학을 계획 중"이라는 응답이 46.2%에 달했다고 3일 밝혔다. 응답자 중 54.1%는 대학원 진학을 계획하는 이유로 '전공 과정을 더 깊게 배우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하지만 '취업 부담감에 대한 도피처'로 대학원을 택했다는 응답도 37.8%에 달했다. 이 밖에 '원하는 직업을 위해서''출신대학의 인지도가 낮아서''학사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아서' 등도 대학원 진학 이유로 꼽혔다.

응답자 중 절반가량은 대학원을 나올 경우 취업 후 연봉협상이나 승진 기회가 더 많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를 통해 더 규모가 큰 기업에 입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학생도 많았다. 실제로 석사 출신 직장인을 대상으로 따로 조사한 결과 석사 학위가 취업에 도움이 됐다는 답이 50.9%였다.

이정우 커리어 대표는 "진로에 대한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진학하면 상당 부분 도움이 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한 학기 등록금이 500여만원에 달하는 데다 시간적 기회 비용을 감안하면 도피성 대학원 진학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다 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