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신종인플루엔자 환자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아직 사망자는 없는 가운데 감염 환자들도 대부분 치료과정을 거쳐 퇴원조치되는 등 당초 우려했던 만큼의 피해는 없는 상태다.

하지만 최근 유학생을 통한 바이러스 유입이 현실화되면서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이 커져 보건당국은 아직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3일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지난달 2일 경기도에 거주하는 51세 수녀가 인플루엔자 A(H1N1) 확진 환자로 판명된 이후 한 달여만에 42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42명 가운데 격리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9명이며 나머지는 완치 퇴원했다.

확진환자 중 과반수인 22명은 ㅊ어학원에서 집단 발병한 환자들이다.

나머지 환자 중 첫 번째 환자와 접촉한 수녀(44), 그리고 같은 비행기로 귀국한 62세 여성 환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외국에서 감염돼 입국한 것으로 추정된다.

즉 외부에서 유입된 환자가 지역사회 주민을 감염시킨 후 이들끼리 감염이 확산되는 지역사회 확산은 발생하지 않았다.

동일집단 내에서 긴밀한 접촉을 통한 전파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국내 2차 감염은 발생하지 않은 것.
이는 우리 국민이 멕시코 지역과 교류가 적고 위험지역에서 입국하는 경로가 제한적인 데다 해외 여행지에서도 외국인과 밀접한 접촉이 상대적으로 적은 특징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보건당국이 유입된 환자와 그 접촉자들을 조기에 파악해 격리하는 등 검역과 방역에서도 성과를 거둔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근 일주일새 발생한 환자 중 6명은 유학생 또는 연수생으로 확인돼 유학생을 통한 지역사회 감염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

또 영유아와 임신부 환자도 발생해 자칫 신종인플루엔자 합병증 발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신종인플루엔자는 대체로 병세가 위중하지 않지만, 천식 같은 다른 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감염되면 사망률이 높아지고 만성질환자나 임신부도 중대한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더 크다.

계절 인플루엔자는 기온이 올라가면 위세가 약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신종인플루엔자는 이런 특성을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방학철을 맞아 귀국하는 유학생이나 그 가족에 대해 홍보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전병율 전염병대응센터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유학생 귀국이 늘어나면서 잠복기 환자와 접촉할 가능성도 높아졌다"며 "유학생 입국이 몰리는 6월을 지역사회 확산의 고비로 보고 예방과 감시 활동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