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부터 발끝까지 온 몸을 철제 투구와 갑옷으로 중무장한 채 말을 타고 싸우던 신라 장수의 무덤이 1600년 만에 발굴됐다. 특히 이 무덤에서는 사람과 말을 보호하기 위한 찰갑(札甲 · 비늘식 갑옷)과 마갑(馬甲 · 말 갑옷) 일체가 완전한 형태로 출토돼 쌍영총 · 안악 3호분 등 고구려 고분벽화를 통해서만 알려져 온 비늘식 갑옷과 개마무사(鎧馬武士)의 실체가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2일 발굴 현장인 경주 황오동고분군 내 쪽샘지구에서 설명회를 갖고 "쪽샘지구 내 53호분 동쪽의 주부곽식(主副槨式) 목곽묘에서 4~5세기께 중무장한 기마장수가 착용했던 찰갑과 마갑 일체가 출토됐다"고 밝혔다.

이건무 문화재청장은 "무사의 투구와 찰갑,마갑 등이 완전한 세트로 출토된 것은 처음"이라며 "4~5세기 신라 발전의 토대를 이룬 중장기병대의 완전한 모습을 복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