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지침보다 만 3일 빨라..보건당국 "서울시가 복지부와 협의후 해제 결정"

신종인플루엔자가 집단 발병했던 ㅊ어학원 예비강사 일행이 보건당국의 방역 기준에 정해진 것보다 3일이나 일찍 격리에서 해제돼 논란이 예상된다.

2일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에 따르면 신종인플루엔자 환자와 접촉한 ㅊ어학원 예비강사 일행 50여명은 지난달 31일 격리가 해제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런 격리시점은 최종 환자 발생일인 27일부터 만 7일이 지난 후 격리를 해제해야 하는 보건당국의 자체적인 격리 지침보다 만 3일이나 빠른 것이다.

이들은 지난 23일 격리됐으며 이후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격리 시점으로부터 7일 후인 30일 오후에 격리에서 해제될 수 있었다.

그러나 23일 이후 27일까지 지속적으로 환자가 발생해 격리 해제 예상시점은 3일까지 연장됐다.

보건당국은 지금까지 "최종 환자 발생일자로부터 7일 동안은 격리가 유지된다"고 여러 차례 설명했으며 그러한 원칙을 유지해 왔다.

서울시와 복지부는 그러나 31일 오후 돌연 예비강사 일행 전원을 풀어줬다.

이후 이들은 ㅊ어학원 측으로 인계됐다.

보건당국이 지금까지 예외 없이 지켜 온 격리지침을 어긴 까닭은 이 격리시설을 운영하는 서울시가 더 이상 이 곳을 격리시설로 운영하기 어려워 이들에 대한 격리를 중단키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신종인플루엔자 접촉자 일행을 수용할 만한 시설이나 자치단체가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서울시의 결단으로 이들을 한꺼번에 격리할 수 있었다"며 "사태가 장기화하자 서울시도 더이상 격리를 계속하기 어려워 질병관리본부와 협의한 후 격리를 해제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들 일행이 항바이러스제를 꾸준히 복용했고 아무런 증상도 없어 격리를 해제해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질병관리본부는 또 31일 당시 국가 지정 격리 병상에 입원해 있던 환자들의 몸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던 점도 격리 해제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환자와 동일한 약물을 복용한 나머지 예비강사 일행도 바이러스가 이미 없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이 관계자는 "이번 ㅊ어학원 강사 일행처럼 접촉자 집단이 발생했을 때 격리할 시설이 마땅치 않은 실정"이라며 "복지부 연수원을 마련해 이와 같은 사태에 대비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