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신입생 어려움 듣고 불편해소 솔선수범
서울대 1대1 멘토링ㆍ성균관대 '컴퓨터 음성출력'도
高大 총장이 명함에 점자 넣은 까닭은?

이기수 고려대 총장은 최근 자신의 명함에 점자를 새겨 넣었다. 교직원과 각 처장들에게도 점자 명함을 쓰도록 지시했다. 이 총장이 점자 명함을 쓰기로 한 이유는 영어교육과에 09학번으로 입학한 전맹(全盲 ·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상태)의 1급 시각장애인 김수미씨(20) 얘기를 듣고 나서다.

김씨는 고대에 처음 입학한 전맹의 시각장애인이다. 김씨는 입학 후 강의실을 찾아다니는 데 어려움을 겪다 점자 스티커를 스스로 만들어 교내 건물 및 강의실에 부착했다. 이를 전해들은 이 총장은 직접 김씨를 고대 사회봉사단원으로 임명하고 장애학생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로 했다.

장애학생 한 명이 대학의 제도와 문화를 바꾸고 있는 것은 고대뿐이 아니다. 한양대 로스쿨은 올해 입학한 한 시각장애인 학생의 학업지원을 위해 법학학술정보관 내에 기존의 센터와 별도로 장애학생지원센터를 만들었다. 이 센터는 시각장애를 가진 학생이 법전을 읽을 수 있도록 독서확대기 등의 특수교육용 기자재를 갖췄다.

성균관대는 작년에 처음으로 음성출력프로그램 '센스리더' 사용권한을 40여만원에 구입했다. 사범대학 교육학과에 처음으로 전맹의 시각장애인 학생이 입학했기 때문이었다. 음성출력프로그램은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내용을 귀로 들을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성대는 올해도 전맹의 시각장애인이 입학하면서 100여만원을 들여 업그레이드 버전의 이 프로그램을 추가로 구입했다. 성대 학생지원팀 이정희 과장은 "한국점자도서관과 협약을 맺어 시각장애 학생들도 원하는 책을 볼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대는 장애 학생들을 위해 올초 캠퍼스 내 갈림길 등 11곳에 리모컨 작동만으로 길을 안내해 주는 '음성유도장치'를 설치하고,2억6000만원을 들여 저상버스를 구입해 스쿨버스로 운영하고 있다. 또 수화를 하지 못하는 청각장애 학생이 입학함에 따라 얼마 전 전문속기사를 채용했으며 글로벌화 추세에 따라 청각장애학생들을 대상으로 '미국 수화'까지 정규과목으로 가르치기로 했다. 서강대 종합봉사실 관계자도 "수화가 필요한 청각장애학생들의 희망을 받아 수화통역사를 강의실에 배치하는 것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대 장애학생지원센터는 올 2학기부터 대학원생이 장애학생들의 1대 1 멘토가 되는 멘토링 제도를 시행한다. 그동안 이동수단 제공 등 생활지원 부분에 한정된 장애학생 지원에서 벗어나 학부학생의 전공,진로 등에 대한 전문적 멘토링을 위한 것이라고 서울대는 밝혔다.

이화여대도 6월부터 장애 학생을 위한 별도의 취업촉진 프로그램을 신설해 장애 학생들의 진로 및 취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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