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무역사업단의 '역발상 수출'
히잡쓴 이슬람 여성에게 '헤어고데기' 판 대학생들

히잡을 쓴 이슬람 여성들에게 '헤어 스타일링기'를 파는 등 해외시장에서 통상전문가 빰치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대학생들이 있다.

주인공은 인하대 글로벌무역전문가양성사업단(단장 박민규 국제통상학부 교수).영어 중국어 등 외국어에 능통하고 무역에 관심이 많은 인하대 재학생 30여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난달 16일부터 열린 말레이시아 국제미용박람회에는 헤어 스타일링기,은나노 샤워기 및 정수기,각질 및 피지 제거 제품 등 3개 회사 제품을 담당한 단원 7명이 파견돼 300건의 상담을 했으며 현재 수출협상을 본격 진행 중이다.

이들은 전시장을 기웃거리는 이슬람 여성들에게 헤어 컬링 시연을 해보이고 열성적으로 설명하자 줄줄이 헤어 스타일링기를 사갔고 이슬람권 바이어들도 잇달아 수출협상을 진행하자고 제안해 왔다. 이슬람 여성들이 머리 모양에 관심을 두지 않아 헤어 미용기구에는 관심도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것이다. 사업단을 인솔하고 지난달 21일 귀국한 박민규 단장은 "이틀도 안 돼 샘플로 가지고 간 헤어 스타일링기 500여개가 동났다"고 말했다.

헤어 스타일링기 판촉을 담당했던 이인희씨(23 · 경제학부 4년)는 "이슬람 여성도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앞으로 이슬람시장을 개척해서 여성들의 히잡을 벗기겠다"고 당찬 의지를 보였다.

인하대 사업단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외 마케팅에 본격 나서 올해 벌써 6차례나 해외 전시장에 나갔다. 지난해 11월 중국 상하이의 인테리어 박람회에서도 현지에서 3만달러의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등 52건에 8만여달러의 바이어 상담을 진행했다. 이들의 실력은 주관 부서인 지식경제부로부터 인정받아 지난해 말 전국 25개 대학 글로벌무역전문가양성사업단 가운데 우수 사업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박 단장은 "사업단 학생들은 해외 전시에 나가기 약 3개월 전부터 회사와 공장을 방문해 제품의 생산 과정과 특징 및 장점을 꼼꼼히 파악하고 바이어상담 훈련 등을 거친다"며 "해외 전시 2~3일 전에 현장에 미리 도착해 현지 백화점 등에서 시장조사를 하는 등 철저한 준비를 하기 때문에 좋은 결실을 보게 되는 것 같다"고 성공 비결을 설명했다.

2007년 발족한 인하대 사업단의 단원 중 지난해 첫 졸업한 3명은 현재 한솔씨에스엠 GS 삼성 등 대기업에서 물류와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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