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라고 하면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이젠 면역치료법이 오랜 연구와 임상시험 끝에 효과가 증명되기 시작하면서 제4의 암 치료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31일 보도했다.

암 백신은 예방하는 백신이 아니라 치료용 백신이며 특히 환자마다 만들어 써야 하는 환자맞춤형 백신이다.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에서 31일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연례회의에서는 혈액암인 비호지킨 림프종과 치명적 피부암인 흑색종 치료백신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이 중 림프종 치료백신(BiovaxID)은 미국국립암연구소(NCI)가 개발한 것으로 항암치료 후 최소한 6개월간 관해상태에 있는 환자 76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3상 임상시험에서 이 백신이 투여된 그룹은 재발까지 평균 44개월 관해가 지속된 반면 백신이 투여되지 않은 그룹은 30.6개월에 그쳤다고 펜실베이니아 대학 의과대학의 스티븐 슈스터 박사가 밝혔다.

이 백신은 환자자신의 암세포로 만들어진 환자맞춤형 백신으로, 만드는데만 3개월이 걸렸으며 6개월에 걸쳐 모두 5차례 투여되었다.

이 백신은 암세포표면에 있는 개별특이형(idiotype) 단백질을 면역체계가 공격하게 만드는 것으로 이 단백질은 암세포마다 다르고 환자마다 다르기때문에 환자 하나하나마다 개별적인 백신을 만들 수 밖에 없다고 슈스터 박사는 밝혔다.

이 백신은 이 단백질에 면역체계가 외부물질로 인식할 수 있는 조개의 단백질을 붙이고 여기에다 면역증강제(immune booster)를 첨가했다.

텍사스 대학 M.D. 앤더슨 암센터의 패트릭 후 박사는 우리의 면역체계는 독감, 소아마비 바이러스 같은 것은 인간세포와 모양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손쉽게 외부물질로 인식해 공격하지만 암세포는 자체의 세포에서 만들어진 것이기때문에 정상세포와 구분해 내기 어려운 데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암 백신을 만들 때는 암세포 표면에서 채취한 물질에다 면역체계가 외부물질로 확실히 인식할 수 있는 외부 단백질을 붙이는 것이다.

흑색종 치료백신은 역시 3상 임상시험에서 평균생존기간이 백신그룹은 평균 17.6개월, 항암치료만 받은 대조군은 12.8개월로 나타났다고 후 박사는 밝혔다.

또 백신그룹은 종양이 22% 줄어든 반면 대조군은 9.7% 줄어드는데 그쳤다.

이밖에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치명적인 뇌종양인 신경모세포종 치료백신도 최근 22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시험에서 2년이상 생존율이 백신그룹은 86%, 항암치료 그룹은 75%로 나타났다.

이 백신도 NCI가 개발한 것이다.

또 덴드리온(Dendreon) 사가 개발한 전립선암 치료벡신 프로벤지(Provenge)는 말기전립선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평균 4개월 연장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임상시험에서 밝혀져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에 승인신청이 들어간 상태다.

이 치료백신들의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며 또 암을 제압하기 위해 얼마나 추가투입이 필요한지 그리고 완치가 가능한지 여부는 아직 모른다.

또 대부분의 경우 환자맞춤형 백신이기때문에 효과도 효과지만 비용이 얼마나 들지도 문제다.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sk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