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의 예쁜 미소와 함께 웃음소리까지 담아 놓을 수는 없을까. 내 골프 스윙 자세는 무엇이 문제일까.

이럴 때 디지털 카메라의 동영상은 2% 부족해 보인다. 그 해결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캠코더.

몇 년 전만 해도 수백만원이 넘는 사치품이었지만 최근엔 100만원 안쪽에서 선택폭이 넓어진 것도 캠코더의 인기 요인이다. 최근 캠코더 제품 트렌드와 구입 요령을 정리해 본다.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는 "No"

캠코더를 구입할 때 대부분의 사람은 고성능 고화질을 선호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우선 고려해야 할 사항은 가정에서 쓰고 있는 컴퓨터나 TV의 '연식'이다.

PC나 TV가 구형이라면 연결조차 못하거나 연결이 되더라도 제대로 된 화질을 구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령 고가 캠코더를 구입해 풀 HD로 촬영을 했는데 컴퓨터가 구형이라면 편집은커녕 재생도 못해 보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촬영 목적도 따져봐야 한다. 강의나 스포츠 경기 촬영이 목적이라면 장시간 촬영이 가능한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 방식이 유리하다. 아이들이 뛰노는 장면이나 골프 스윙 자세 촬영용이라면 메모리 방식의 캠코더로도 충분하다.

또 줌 기능과 손떨림 방지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 줌 기능은 렌즈의 초점거리를 직접 움직여 원근을 조절하는 광학줌과 캠코더에 기록된 영상을 임의로 확대해 보여주는 디지털줌이 있다. 당연히 광학줌이 깨끗한 화면을 보여준다.

간혹 광학줌은 10배이지만,디지털줌(25배)을 포함해 '250배 줌'이라고 광고하는 경우가 있으니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손떨림 방지 기능 또한 광학식이 전자식보다 좋은 결과물을 보여준다.

◆어떤 제품이 있나

국내 가정용 디지털 캠코더 시장은 소니와 삼성이 약 80%를 차지한다. 전통적으로 소니가 시장의 최강자였지만,삼성이 세계 최초로 SSD(solid state drive) 탑재 제품을 내놓는 등 라인업을 강화하면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으로는 삼성의 보급형 제품인 SD급 'VM-MX25E'가 있다. HD급 고화질은 아니지만 일상용으로 가볍게 사용하길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광학 34배 줌에 16GB 내장 메모리만으로 6시간 촬영이 가능하고 배터리 사용 시간도 3시간 내외로 긴 편이다.

최신 기종인 삼성 'HMX-H106'은 SSD를 장착한 최초의 제품으로 기존 HDD 방식의 장점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전력소비 · 충격 · 발열 등에서도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F1.8의 밝은 렌즈 · 광학식 손떨림 방지 기능을 탑재했으며 최대 64GB의 저장공간 외에 외장 메모리를 추가할 수 있다.

온라인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의 최현준 마케팅담당은 "최근 불황이 무색할 정도로 다양한 가격대의 캠코더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다"며 "특히 저가 모델들보다 삼성의 플래그십 모델 등 고급형 캠코더의 판매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2007년 말 출시된 산요의 '작티 VPC-HD700'도 여전히 인기다. 광학줌이 5배로 다소 약하긴 하지만 1280?C720 해상도의 HD 촬영에 전자식 손떨림 방지,12명 얼굴인식 및 접사촬영(정지영상) 기능 등을 탑재해 UCC용 캠코더로 자리잡았다. 산요 특유의 권총 모양 디자인에 가벼운 무게(200g)도 장점이다. 상위 기종으로는 '작티 VPC-HD2000'이 있다.

소니의 최고 인기모델은 올 2월 출시된 'HDR-CX100'.캔커피만한 크기에 무게는 280g이며,칼자이스 렌즈를 장착해 풀HD 영상을 담아낼 수 있다. 다소 고가이긴 하지만 이달 발매를 시작한 소니 풀HD 핸디캠 HDR-TG5에 대한 관심도 높다. 작년 4월 출시된 'HDR-TG1'의 후속 기종으로 16GB 메모리를 내장,최대 6시간55분간 촬영 · 저장할 수 있다. 광학 10배 줌에 투톤 컬러의 티타늄 본체와 220g의 가벼운 무게가 매력이다.

물 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도 있다. 산요의 '작티 VPC-WH1'은 수심 3m에서도 초당 30프레임의 HD촬영이 가능하다. 35㎜ 필름카메라로 환산하면 43~1290㎜에 이르는 광학 30배줌도 눈길을 끈다. 물놀이 · 스키 등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에겐 권할 만한 제품이다.

◆구입은 어떻게

일반 사용자들의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브이유저(www.dvuser.co.kr),캠유저(www.camuser.kr),밤스(www.vams.co.kr) 등을 둘러보면 캠코더에 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일단 구입할 기종을 결정했으면 대략의 가격을 알아본 후에 매장에 나가 직접 만져보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카메라와 달리 움직이면서 촬영해야 하기 때문에 그립감도 직접 느껴봐야 한다.

마지막으로 최신 제품들은 배터리 성능도 우수한 편이어서 추가 배터리 등 각종 액세서리를 한꺼번에 구입할 필요는 없다. 온라인과 달리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본체가 저렴한 경우 액세서리에서 자칫 바가지를 쓸 우려가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