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원 초동대처 미흡 지적, 신종플루 확산시 수업.집회 제한 검토

영어 강사들 사이에 신종인플루엔자A(H1N1)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한 ㅊ어학원이 25일부터 6월2일까지 전국 모든 지점에서 자율휴업을 결정했다고 보건복지가족부가 25일 밝혔다.

어학원이 휴업을 결정한 것은 오피스텔에 모여 연수 중이던 영어 강사 15명(미국인 13명, 캐나다인 1명, 한국인 1명)이 신종플루에 감염됨으로써 그대로 수업을 진행할 경우 자칫 수업을 듣는 학생과 일반인들에게 감염이 확산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어학원의 전국 121개 지점에서 수업을 듣는 학생은 약 6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학원 측은 집계했다.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이 어학원은 외국인 강사들에게서 신종플루 증세가 나타난 지난 22일에도 강사들에 대한 교육을 계속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병률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감시센터장은 "어학원 측에서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면서 "미국이 신종플루 발생국가로 분류돼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 당연히 학원에서 아동들을 가르치는 강사에 대해 모든 사전 예방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ㅊ어학원 관계자는 "당시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한 게 아니다 보니 (증상 발현 후에도) 교육과정을 모두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하지만 강사들의 이상증상을 확인한 후에는 학원 측에서 직접 강사들의 체온을 측정해 보건소에 가도록 조치하고, 주말 사이에 휴업을 결정하는 등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보건당국은 이번과 같은 외국인 강사를 통한 지역사회 유입.확산을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신종플루가 집단으로 발생할 경우 확산을 막는 차원에서 여러 사람이 모이는 집회나 모임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예를 들어 학교나 학원에서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할 경우 잠복기 등을 고려해 일정기간 수업을 금지하는 식이다.

전 센터장은 "이번 경우처럼 어학원의 외국인 강사가 신종플루 환자로 판정됐다면 그 학원을 통해서 감염이 확산될 수 있는 만큼 학원 자체의 수업을 금지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또 교육과학기술부와 협의해 외국인 강사를 고용하는 어학원들을 파악하고 강사들에 대한 점검이 이뤄지도록 각 학원에 요청할 계획이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신종플루가 집단 발병한 ㅊ어학원은 강사들에 대한 일일 발열감시를 실시키로 했다고 들었다"며 "전국에 프랜차이즈 어학원 실태를 우선 파악해 제2의 집단발병을 막는 대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김길원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