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포털 다음(DAUM)이 24일 오전 토론 광장인 '아고라'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국민들이 분열돼서는 안 된다는 요지의 글을 메인 게시물로 올려놨다.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둘러싼 촛불시위 때 반정부적인 글로 가득 찼던 것과 비교해 균형 잡힌 감각으로 메인 게시물을 선정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 게시물은 자신을 고등학교 3학년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필명 '꿈을 쫓아')이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그리고 한 학생의 다짐'이란 제목으로 올린 글이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분명 자신의 죽음을 가지고 사람들이 나뉘고,싸우고,서로 욕하는 것을 원치 않으셨을 것"이라며 "이 글을 몇 분이나 읽게 되고 또 댓글을 쓰게 될 줄은 모르겠지만 서로 헐뜯고 비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적었다.

그는 "마지막 영광이 대통령 비리 관련 수사 등으로 빛이 바래긴 했지만 그 분이 가졌던 소신과 사회 소수자들을 위해 싸웠던 날들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며 "노 대통령이 바라는 것은 국민 통합과 대한민국의 발전이지,자신의 죽음으로 인해 사회가 분열되고 국가 발전에 저해가 되는 일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필명 '뿌리 깊은 나모'는 "고3 학생도 이렇게 생각하는데 정치인들은 정신을 차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돼서는 안 되며 한나라당도,민주당도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썼다.

반면 필명 '금요일고양이'는 "너무 포괄적인 평화로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 현실과는 괴리가 있어 보인다"며 "때로 권력은 평화로움과 민주주의를 가장해 국민을 속이기도 하기 때문에 어리석은 생각일지 모른다"고 적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