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게시판서도 '누리꾼' 수십만명 추모

23일 서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가 전국 각지에 마련되면서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도하는 조문객들의 행렬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임시 빈소가 차려진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마을회관 앞을 비롯해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과 전북 전주 오거리 문화광장, 부산 서면 옛 부산상고 장학회관 등에도 분향소가 마련돼 고인을 애도하는 발길이 꼬리를 잇고 있다.

23일 오후 8시 40분부터 노 전 대통령 유가족의 분향을 시작으로 정치인과 일반인 조문이 시작된 봉하마을 임시 빈소에는 전날 1만여명에 이어 24일 새벽부터 전국 각지에서 온 조문객들로 마을 입구가 크게 붐비는 모습이다.

이날 새벽에 줄어드는 듯하던 조문 행렬은 오전 8시께부터 다시 늘어 6∼7개 줄마다 20∼30m 길이로 길게 늘어서 분향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또 주차문제로 봉하마을 진입로의 차량 출입이 금지되면서 조문객들은 2㎞ 이상을 걸어 마을회관 앞에 있는 빈소를 찾았고 한쪽에 마련된 방명록에는 '편히 쉬십시오', '명복을 빕니다' 등 전직 대통령의 서거를 애통해하는 추모글이 가득했다.

해인사 주지 선각 스님 등 300여명의 스님들도 이날 오전 다함께 빈소를 찾아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애도의 뜻을 표했다.

세종증권비리로 구속됐다 23일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난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도 이날 오전 빈소를 찾아 가족들과 장례절차 등을 논의했으며 김한길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 고위 관료와 정치인들도 속속 빈소를 찾았다.

전날 밤에는 한승수 국무총리와 정동영 의원 등 거물급 정치인들이 빈소를 찾았으나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항의를 받고 마을 입구에서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임시 분향소가 마련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도 이른 아침부터 추모행렬이 이어져 조문객들이 수십여m를 늘어선 채 분향순서를 기다리고 있으며 노 전 대통령 영정 앞에 선 시민들은 4명씩 분향과 헌화를 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전북 전주 오거리 문화광장에 차려놓은 분향소에도 검은색 리본을 단 시민들이 노 전 대통령 영정 앞에서 분향을 이어갔고 고인의 모교인 개성고(옛 부산상고) 총동창회가 마련한 부산 서면 장학회관 분향소에도 고교 동문은 물론 일반인들의 조문 행렬이 계속됐다.

추모 물결은 인터넷상에서도 이어져 각 포털사이트가 마련한 추모게시판과 서명란에는 누리꾼 수십만명이 찾아 전직 대통령의 급서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네이버가 23일 개설한 '우리는 당신을 기억할 것입니다'라는 추모게시판에는 24일 낮까지 모두 17만5천여명이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비는 글을 남겼고 다음 아고라에 마련된 추모 서명에도 13만7천여명의 누리꾼이 방문해 애도의 뜻을 전했다.

또 싸이월드에도 추모글을 쓸 수 있는 전용게시판이 마련됐으며 여러 포털사이트 카페와 블로그에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