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애도 표명 예정…사망배경 관심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되자 검찰은 구체적인 경위 확인에 주력하면서도 당혹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날 오전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의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키로 하면서 수사 막바지를 향해 가던 검찰이 예상치 못한 대형 변수를 만났기 때문이다.

검찰 수뇌부는 노 전 대통령의 정확한 사망 경위를 확인하라고 지시하는 한편 앞으로의 수사에 미칠 영향을 예측하느라 애쓰고 있다.

또 노 전 대통령의 사망이 검찰에 엄청난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박연차 게이트' 수사가 사실상 노 전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였다는 점에서 여론이 급속히 동정론으로 쏠려 수사를 진행해왔던 검찰에 부메랑으로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무리하게 밀어붙여 결과적으로 노 전 대통령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불러온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도 검찰을 긴장하게 하는 요인이다.

임채진 검찰총장은 이날 오전 긴급히 대검찰청 청사로 출근해 노 전 대통령의 사망에 대해 애도의 태도를 밝히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의 사망 배경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달 홈페이지를 통해 스스로 정치적 사망선고를 한 데 이어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으면서 괴로운 심경을 여러 차례 비친 바 있어 자살기도설에 무게가 실린다.

자살이 맞는다면 그동안 검찰 수사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던 노 전 대통령이 모종의 `진실'이 밝혀지기에 앞서 극약 처방을 택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소환조사를 받은 이후 미국의 아파트 구매와 관련한 새로운 의혹이 나와 불구속 수사 쪽으로 기울던 여론의 향방에 급속히 변화가 생겼다는 점도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게다가 검찰 수사로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이광재 민주당 의원 등 노 전 대통령의 `심복'들이 줄줄이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는 점도 노 전 대통령에게 상당한 짐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서울연합뉴스) 백나리 기자 na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