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여러분,좀 더 모험적인 삶,세상을 보다 나은 곳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삶을 추구하십시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1일 미국 워싱턴에 있는 존스홉킨스 국제관계대학원(SAIS) 졸업식에 참석,글로벌 리더로서 열정을 쏟아부어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존재가 되라고 당부했다.

유엔 사무총장 취임 후 첫 대학졸업식 연사로 나선 반 총장은 "모두 똑같아 보이는 사무직 일자리를 추구하거나,주택 대출금과 자동차 할부금이나 갚는데 쫓기는 삶에 매몰되지 말라"며 "공공을 위해 봉사하는 삶보다 더 고귀하고 위대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이어 전 세계 분쟁지역과 기아와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곳을 분주히 돌아다니면서 자신이 보고 느낀 사례들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소년 병사들이 내전에 동원되고 있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숲에서,내전과 기아로 고통받는 차드와 다르푸르에서 식량을 나눠주는 활동가 가운데 여러분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르겠다"고 강조한 것.

반 총장은 특히 한국전쟁 직후 자신의 어려웠던 어린시절 경험을 얘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한국전쟁 직후 소년 시절 배고픔과 두려움이 무엇인지를 직접 경험했던 나로선 공공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 얼마나 위대하고 숭고한 일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한국전쟁 후 내가 다닌 학교는 교실도,지붕도 없이 부서진 건물잔해가 나뒹구는 노천학교였고 먹을 것도 충분치 않아 종종 배고픔에 울며 잠든 적도 있는데,그런 한국을 미국 주도 유엔이 식량을 제공하고 재건을 도왔다"고 소개했다.

30분 남짓 이어진 반 총장의 연설이 끝나자 졸업생들과 졸업생들의 가족,단상에 자리한 교수 등 식장을 메운 1000여명이 일제히 일어서 기립박수를 보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