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의 갈등으로 양분됐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과 민주공무원노동조합(민공노),법원공무원노조가 오는 12월 통합노조를 출범하기로 20일 합의했다. 조합원 총투표를 통과할 경우 전교조를 능가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무원노조가 탄생하게 된다.

3개 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전공노사무실에서 조직통합 방안에 합의했다. 오는 10월까지 조합원 총투표를 실시해 노조를 통합하고,위원장을 비롯한 집행부 선거를 12월까지 마무리하기로 했다. 통합 노조 출범 시기를 놓고 전공노는 9월,민공노와 법원공무원노조는 12월을 각각 주장하다 이같이 결정했다.

통합 노조의 명칭은 '전국통합공무원노조'로 잠정적으로 정하고 위원장 선거가 끝난 후 대의원 대회에서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또 상급단체로 민주노총에 가입한다. 이들 노조는 이번 합의안을 놓고 다음 주 중 노조별 중앙집행위원회의 승인을 거쳐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뒤 조합원 총투표를 거쳐 통합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전공노는 지도부 간 갈등 끝에 이탈한 세력이 2007년 6월23일 민공노를 조직한 이후 독자노선을 걷다가 지난해 말부터 통합을 추진했고,법원공무원노조도 통합 협상에 합류했다.

행정안전부가 집계한 지난해 7월 현재 전공노는 117개 지부에 4만7000여명,민공노는 86개 지부에 5만6000여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고,법원공무원노조 가입자는 전국적으로 8500여명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이들 3개 노조가 통합에 성공하면 최소 11만명이 넘는 거대 노조가 출범하게 된다.

통합 공무원노조가 민주노총 가입을 결정하면 지하철노조 등 공기업노조의 이탈 움직임으로 곤경에 처한 민주노총 주도의 노동계 세력 판도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