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클릭프로그램으로 게시물당 최고 15만회 부풀려

자동클릭 프로그램을 이용해 게시물 조회 수를 조작한 네티즌들이 처음으로 형사입건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20일 인터넷 포털 다음의 `아고라' 토론방에 글을 올리고 조회 수를 비정상적으로 부풀린 혐의(업무방해)로 강모(49.학원원장)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 등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시작된 작년 5월부터 최근까지 반정부 시위를 옹호하거나 비난하는 글을 올린 뒤 조회 수를 11만∼93만회 부풀린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소규모 조회 수 조작을 저지른 네티즌도 여럿 적발했으나 10만회 이상 조작한 것으로 확인된 4명만 입건했다"고 말했다.

입건된 이들은 인터넷 광고물 조회 수를 인위적으로 부풀려 광고 단가를 올리는 데 종종 악용되는 자동클릭 프로그램 `클릭봇'을 사용했다.

이들은 초당 7∼8회 조회 수를 증가시키는 수법으로 조작했고, 단일 게시물 기준으로 15만회까지 부풀린 사례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회 수가 조작된 글 중 대부분은 `아고라'에서 `주간 베스트' 혹은 `월간 베스트'에 올랐고, 같은 피의자가 쓴 글 3편이 동시에 `주간 베스트 톱 10'에 올라간 경우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조회 수가 조작된 글들은 네티즌들의 `댓글'이 달리면서 노출 빈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더 주목받게 됨으로써 결국 심각한 여론조작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씨 등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인터넷 공간에서 내 주장을 알리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j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