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지자체와 일본의 대표적 친환경업체가 만나 새로운 사업 모델 수립에 나서 화제다. 1980년대부터 친환경적인 경영을 도입해 일본에서 이 분야의 롤모델로 통하는 요식체인점업체 아레후가 경북 울진군과 손잡고 합작 김치공장을 설립하는 등 새로운 사업 추진에 나선다.

이들의 첫 사업은 아레후와 울진군이 51%와 49%의 지분으로 14억원을 투자해 합작법인인 울진로하스코리아를 설립하고 오는 8월께 울진군 기성면 봉산리 일대 500㎡에 김치제조공장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 공장에서는 꽁치젓갈김치,배추절단김치를 주력 제품으로 하고 총각김치와 물김치도 생산해 일본과 국내에 판매하게 된다. 10월부터 연간 500t의 김치를 생산해 이 중 300t은 일본으로 수출하고 나머지는 국내시장에 판매할 예정이다.

생산된 친환경 김치는 아레후가 운영하는 돈가스레스토랑 '빗쿠리 돈키'의 307개 체인점을 통해 판매되고 돈가스의 반찬으로도 제공된다. 아레후는 앞으로 김치돈가스 등 신메뉴도 개발할 예정이어서 일본 김치시장에서 한국 김치의 인지도 상승에 기여할 전망이다. 아레후는 한국에 직접 돈가스 매장을 여는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매장에서 제공되는 신선야채 등은 울진 등에서 친환경적으로 재배된 제품을 진공포장 등으로 위생적으로 처리해 공급하고 돈가스는 순수 국내산 돼지고기를 사용해 만든다는 계획이다.

울진군도 아레후를 통해 새로운 친환경농업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울진군 장헌기 김치공장추진팀장은 "아레후는 오래 전부터 친환경경영을 해온 기업으로 울진에 새로운 농산물 재배 및 판매 관련 노하우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친환경 벼 생태농법(논물가두기)과 하이포니카 농법(수경재배)으로 재배되는 토마토 숲 조성 등의 새로운 분야에 대한 합작과 투자 논의도 진행 중에 있다.

합작법인인 울진로하스코리아의 장필규 대표(내정자)는 "아레후는 프랜차이즈 브랜드 매장에 집유기를 설치해 폐식용유를 가져오는 고객에게는 같은 양의 맥주나 음료수를 제공하고 폐식용유는 정제해 연료로 사용하고 일회용 대나무 젓가락은 죽초액을 뽑아 화초 영양액으로 사용하는 등 독특한 경영으로 유명하다"며 "아레후의 한국 진출로 이 같은 친환경 경영이 국내에서도 폭넓게 적용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레후 울진공장의 설립은 울진군이 세계 친환경농산물엑스포를 개최하는 등 이 분야를 집중 육성하면서 지역의 친환경 농산물 판매처를 찾고 있던 중 경기도 안성에 있는 한경대학교 최일신 전 총장이 평소 친분이 있던 쇼지아키오 회장에게 울진군을 소개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쇼지아키오 회장이 울진 현장을 방문하는 등 사전 검토를 거쳐 지난해 11월 김용수 울진 군수가 일본 홋카이도 아레후 본사에서 투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설립 계획이 확정됐다.

대구=신경원 기자 shinkis@hankyung.com